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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29] 비너스의 뒷모습

윤형돈 네트워킹센터장

기사입력 : 2020-11-05 15:39

페타 파울 루벤스,‘거울을 보는 비너스',1615

페타 파울 루벤스,‘거울을 보는 비너스',1615

비너스 효과

바로크시대 벨기에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작품 중에 <거울을 보고 있는 비너스>가 있다. 작품 속 비너스는 매혹적인 뒷모습을 보인 채 거울을 응시하고 있다. 고혹적인 뒤태만 드러날 뿐, 그녀의 앞 모습은 관람객의 상상에 맡겨둔다. 이 작품은 비너스의 나신이 아니라 거울에 비친 비너스의 숨겨진 얼굴을 관람객에게 정확하게 보여준다. 이런 종류의 그림들 때문에 생겨난 ‘비너스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두 가지 심리학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첫 번째는 비너스처럼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을 더욱 모방한다는 가설로 주로 교육심리학에서 사용한다. 유치원아이들이 예쁘고 잘생긴 선생님의 말을 더 잘 듣는 이유는, 아이들의 모방심리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잘 생기고 예쁜 선생님과 함께 공부할 때 더 뛰어난 학습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 선생님을 열심히 따라하다 보면 자기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장품 광고에서 미모의 연예인을 모델로 쓰는 이유도 같은 심리적 효과를 노린 것이다. 우리도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예로부터 단정한 용모를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 비너스효과는 비너스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관점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거울을 통해 비너스의 얼굴을 보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비너스 자신도 보지 못한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만약 당신이 비너스라면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뒷모습까지 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본인의 관점과 다른 사람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두 번째 비너스 효과다.

사람들은 지금 당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세계 최초의 제국을 만든 페르시아의 왕 키루스는 큰 전투를 앞두고 있었다. 적은 거대한 연합군을 형성하고 최후의 일전을 준비했다. 적의 숫자가 얼마나 많았는지, 전열 제일 앞줄의 길이가 8킬로미터에 달한다는 첩보가 입수됐다. 총 30개 군단으로 구성된 적의 군사력에 비해 키루스 대왕의 군대는 수적으로 열세였다.

<키루스의 교육> 7권에는 이 ‘운명의 날’ 전투가 상세하게 기록되어있다. 키루스 대왕은 자신이 내린 명령을 스스로 행동으로 옮기는 모범을 보였다. 그는 뒤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전투현장으로 달려가 부하들을 격려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부하들은 전투부대의 제일 앞에 나가 싸우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키루스 대왕은 늘 한가지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것은 수많은 부하들이 항상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언제나 태도, 표정, 말과 행동을 통해서 부하들을 지휘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는 뒷모습일 때가 많다. 물론 그들은 나의 앞모습도 본다, 나의 눈을 보고, 나의 얼굴을 보고, 내가 입은 옷도 본다. 그들은 내 앞에서는 항상 미소 짓고 작은 호의에도 감사를 표한다. 많은 경우 그들은 내 앞에서 인상을 찌푸리거나 대놓고 험담을 하지 않는다. 내가 나의 진정한 뒷모습을 보여주기까지는.

아시리아의 대부호였던 고브리아스는 아끼는 아들이 아시리아왕으로부터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자 그 복수를 하기 위해 키루스대왕을 찾아갔다. 먼저 엄청난 보물을 바치고 자기 딸을 첩으로 바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키루스 대왕은 ‘그대가 주는 돈을 보고서는 그대를 조금도 존경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중히 선물을 사양하고, 딸에게는 대신 좋은 남편감을 소개해주겠다고 말한다. 키루스 대왕은 고브리아스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는데 도저히 왕의 식탁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검소한 음식이 올라와있었다. 고브리아스는 대왕의 식탁에서 절제하며 음식을 나누는 왕과 신하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키루스 대왕은 전쟁이나 평시에나 변함없이 부하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믿을 수 있는 한결 같은 뒷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한결 같은 뒷모습이 필요하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프로파일링, 도움을 받으려고 하기 보다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세 그리고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릴레이션십은 인간관계의 기초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단기적인 이익을 위한 일시의 모습이 아닌 나의 한결 같은 뒷모습으로 보이는 자세가 유지되어야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29] 비너스의 뒷모습
참고자료: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김상근 지음)

윤형돈 FT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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