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8,843계약을 대거 순매수하면서 장기물 금리 속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장기선물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3월 27일 8,599계약을 넘어서는 최고치에 해당한다.
외국인의 힘에 이끌려 금리가 내려간 데는 정부의 국채시장 수급 관리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정부가 2년만기 국채를 발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WGBI 가입 추진 등을 통해 수급 기반을 확충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많았다.
지난달 정부가 국채 수급 안정을 위한 '조치'를 내놓다고 밝힌 뒤 결국 전체 발행물량을 줄일 수 없다면 채권 만기 단축 등을 통해 매수자 부담을 가볍게 하거나, 외부에서 수요 기반을 확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외국인이 장기선물 대규모 매수로 나오면서 장기금리가 속락한 것이다.
미국 시장에선 경기부양책 관련 이슈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백악관 간 합의가 임박한 것 같지 않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주말 대선 전 합의 도달을 위한 48시간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펠로시는 민주당원들에게 "양측 이견이 여전히 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닫기

미국 부양책과 함께 재확산하는 코로나19 동향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일간 전 세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25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주간 신규 확진자로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영국 남서부 지방 웨일스가 오는 23일부터 17일간 전격 봉쇄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부양 관련 갈등 등으로 하락한 뉴욕 주가...금리는 상승
뉴욕 주가지수는 경기부양 기대감이 꺾이자 약세 전환했다. 민주당과 백안관 간 부양책 합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가 부담을 안았다.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확산되는 점도 주가를 압박했다.
다우지수는 410.89포인트(1.44%) 하락한 2만8,195.42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56.89포인트(1.63%) 내린 3,426.92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하루 만에 반락해 9월23일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보였다.
나스닥은 192.67포인트(1.65%) 하락한 1만1,478.88을 나타냈다. 닷새 연속 하락세이자 지난 2일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이었다. 개별종목 가운데 아마존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가 일제히 2% 넘게 하락했다.
미국채 금리는 주중 대규모 국채 및 회사채 발행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장중 뉴욕주가가 하락 전환하자 금리 상승분은 축소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59bp 오른 0.769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78bp 상승한 1.5586%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1bp 상승한 0.1572%, 국채5년물은 1.28bp 반등한 0.3329%를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는 영국 관료들이 유럽연합과의 미래관계 협상에 걸림돌이 돼온 국내시장 법안 관련 입장에서 한발 물러설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자 하락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9% 내린 93.4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4% 높아진 1.1770달러, 파운드/달러도 0.19% 오른 1.294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3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미국 재정부양책 성사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OPEC+가 장관급 공동감시위원회(JMMC) 회의에서 감산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5센트(0.1%) 낮아진 배럴당 40.8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31센트(0.7%) 밀린 배럴당 41.06달러에 거래됐다.
■ 수급 부담으로 오른 금리, 수급 부담 완화책에 대한 기대로 빠지는 금리
수급부담으로 인해 올랐던 국내 금리는 수급 부담 완화 기대감으로 하락룸을 찾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이끈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향후 정부의 2년 만기 국고채 발행으로 장기물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통안2년이 월 5조원 가량 발행되는 상황에서 실제 어떻게 배분할지 봐야 하지만, 일단 장기물 부담은 감소한 것이란 평가들이 엿보였다.
2년 국채 발행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대거 순매수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수요 기반 확충을 위해 외국인들에게 언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WGBI 추진에 대한 의심도 많았다.
그간 향후 연기금의 국내 채권투자 비중이 줄어들고 국채 발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수요 기반을 확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정부지출을 대거 늘렸으며, 코로나를 맞아 더욱 적극적으로 돈을 쓰고자 한다. 이 채권들을 소화해 줄 내부적 주체들의 역량에 한계가 있다면 결국 바깥에서 채권자를 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최근까지도 WGBI 가입 추진 등은 중장기 과제라면서 당장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로 인해 금리가 빠졌지만, 월말 수급 공백이나 조만간 한은이 단순매입을 실시한다는 점 등도 장기물 금리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일단 이날도 외국인 선물 매매 추이를 살펴야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