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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재정정책 보조 맞춘 이주열 총재의 채권수급 관련 전략적 답변들

장태민

기사입력 : 2020-10-14 15:02 최종수정 : 2020-10-14 15:13

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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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이 양적완화를 강화할지 여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14일 금통위의 금리 동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나 양적완화 확대에 대해 내년 상황 변화에 따른 '조건부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현재로선 예정된 단순매입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단순매입 기존 계획대로 유지..상황 바뀌면 그건 그 때 판단

금융시장 대다수가 이번 금통위 금리 동결했고 상당기간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양적완화를 더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의 입장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안정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는 완화기조를 끌고 간다는 입장과 함께 양적완화 강화 여부도 사태 전개를 보면서 판단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현재로선) 5조원 국고채 단순매입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향후) 수급 상황이 바뀌면 바꿀 여지도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9일 올해 말까지 총 5조원 내외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선진국형 양적완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9월 하순 2조원의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또 당시 '계획된' 단순매입과 별도로 시장금리 급변동 등 필요시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시점 이후 연말까지 한은이 실시할 단순매입 규모는 '3조원 플러스 알파'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으로서는 기존 계획보다 더 늘릴 계획이 없다는 점, 그러나 상황 변화가 오면 더 늘릴 수도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 한은 총재 "채권 수급 불균형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내년 국고채 발행규모는 4번의 추경을 거친 올해 발행량과 비슷한 173조원 수준으로 잡혀 있다.

시장에 채권 공급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 총재는 수급을 부담스런 시선만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내년 국고채가 대규모로 순발행될 예정이어서 채권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부담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총재는 "주요국 완화기조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고, 국내 금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재는 더 나아가 "국내 채권투자의 우호적 여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채권투자 수급 불균형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근 중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한국 채권시장에 미칠 대체효과에 대해서도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이 문제와 관련 대체효과, 보완효과 중 어떤 게 더 클지를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총재는 일단 대체효과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외국인의 중국 채권에 대한 투자 급증했지만 한국 국채가 WGBI가 가입되지 않은 점, 국내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 공공부분 등 장기투자자들이 한국 국채를 많이 투자한 점 등을 거론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외국인들에게 소구력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총재는 그러면서도 만일의 사태엔 적극적으로 대비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해 줬다.

그는 "채권 수급 불안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불안시 적극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은 총재가 비교적 채권 수급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과 함께 유사시 양적완화 확대 등의 카드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 한은 총재 채권수급 자신감 발언..재정정책 중요한 국면에서 전략적 성격

이날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는 평소보다 더 원론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면서 총재가 거론한 채권 수급 안정 발언 역시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날 이주열 총재는 질문에 대한 똑부러진 대답 없이 코로나 전개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된다는 식으로 말했다"면서 "전체적으로 유화적인 스탠스는 유지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총재가 채권 수급 문제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답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재정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은 입장에선 장단을 맞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채권 물량 소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발언을 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은 총재 입장에서 채권 수급이 불안하다고 말할 수 없는 환경 아닌가"라며 "기재부 입장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말을 하긴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 중국 채권투자 관련 질문에서도 국내투자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장투기관 매수 논리, 금리 메리트 얘기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 총재의 '수급 우려는 없다, 다만 문제 생기면 개입한다'는 식의 얘기는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은이 상황을 관망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던 말"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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