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은 전일 중국 경제지표 호조와 달러/위안 급락 여파로 7개월여만에 1,17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달러/위안 환율이 아시아 거래에서 지속 하락하거나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보일 경우 달러/원은 현 레벨에서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겠으나, 그럴려면 가격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도 달러/원 1,180원선 아래에서는 저가성 대기 수요가 떠받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이날 달러/원의 하락모멘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단 서울환시 주변을 둘러싼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인 편이다.
지난밤 사이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는 1% 내외로 동반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대폭 웃돌아 경기낙관론이 형성된 것이 미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7포인트(0.01%) 높아진 2만7,995.6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66포인트(0.52%) 오른 3,401.20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사흘 연속 올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33.67포인트(1.21%) 상승한 1만1,190.32를 나타냈다. 이틀 연속 상승세다.
달러인덱스는 보합 움직임을 나타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04% 오른 93.09에 거래됐다. 장 초반 92.8선에 머물다가, 미 주식시장 상승폭 축소 등에 따라 레벨을 높였다.
그러나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 하락은 지속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43% 내린 6.7791위안에 거래됐다. 미중 경제지표 호조에 미 주식시장 상승을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한 데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 가격메리트 부각에 오름세를 탈 순 있겠지만, 미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위안 하락에 따라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언제든 하락 반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지표 호조에 이어 밤사이 발표된 미 제조업지수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경기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면서 "달러/원 역시 가격메리트 부각에 반등할 순 있겠지만 그 폭은 매우 제한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78~1,182원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오늘 달러/원은 개장 초 1,180원선 주변 좁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다가 달러/위안 고시환율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 통계 발표 이후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