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0원 내린 1,18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미 금융시장이 노동절 연휴로 휴장한 가운데 개장 초 코스피지수 상승과 바이러스 확진자 증가세 둔화 재료 등에 기대 내리막을 나타냈다.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폭 확대 등에 힘입어 달러/원은 한 때 1,186원선까지 몸을 낮추기도 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일 연속 100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 재료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부각되더니 달러/위안까지 덩달아 상승하면서 달러/원도 점차 낙폭을 줄였다. 여기에 상하이지수 하락 반전도 달러/원 상승 반전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위안은 이러한 미중 갈등 재료에 기대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상하이지수가 장 후반 상승세로 돌아서며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다소 후퇴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312위안을 나타냈다.
■ 미중 갈등에 숏마인드 위축
서울환시는 코스피지수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미중 갈등에 따른 달러/위안 상승 재료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7.69포인트(0.74%) 상승한 2,401.91을 기록했다. 그간 몰아쳤던 외국인 주식순매도 분위기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상하이지수 하락 반전과 함께 달러/위안이 상승 흐름을 보이자 달러/원도 결국 위쪽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미중 갈등 이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을 언급한 데 이어 중국이 자국내 미 언론사의 외국인 언론인들의 새 비자 제한 조치를 도입하면서 제기됐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갈등이 점차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오늘 코스피 상승과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움직이는 모습이었다"며 "하지만 달러 강세 전환과 상하이지수 장중 하락 반전, 달러/위안 상승은 결국 달러/원 상승 요인이기 때문에 시장참가자들 역시 공격적인 숏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다"고 진단했다.
■ 9일 전망…미 주식시장 상승 반전 기대
오는 9일 달러/원 환율은 1,180원대 후반 레벨 안착을 확인하는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 기술주 급락에 따른 주식시장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도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 주식시장이 또다시 급락세를 연출한다면 미중 갈등 이슈와 맞물려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는 더욱 짙어질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은 미 주식시장 조정이 길어질지 아니면 다시 반등에 성공할지다"면서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된 기술주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해소되고 미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달러/원 등 아시아 통화들의 강세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