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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부동산 크게 신경 안 쓰는 금통위...예상보다 도비시한 이벤트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7-16 14:44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부동산 크게 신경 안 쓰는 금통위...예상보다 도비시한 이벤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해선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수급 대책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통위 금리 동결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정책은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총재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가 매우 강하며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다"면서 주택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 한은 총재, 계속해서 부동산은 정부가...

7월 기준금리의 0.5% 동결이 당연시된 상황에서 금통위 최대 관심사는 부동산 문제였다.

정부가 최근 6.17, 7.10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내놓아야 할 정도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동산이 사회문제로 비화되면서 정부 역시 뒤늦게 '공급의 중요성'을 깨닫고 아파트를 지을 부지 등을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리고 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아파트 가격 급등의 불쏘시개 됐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이주열 총재는 통화당국이 부동산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결정과 관련, "주택시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고 성장 가능성과 물가 흐름, 앞으로의 전망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현재 금리를 유지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지는 상황에서 통화당국 차원의 부동산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풍부한 유동성이 실물경제에 도움이 줄 수 있는 곳으로 가길 '희망'했다.

이 총재는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지 말고 생산적인 곳으로 가도록 생산적인 투자처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다시 정부정책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서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주택가격 오름세가 다시 확대되면서 정부가 강력한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은도 정부정책의 효과를 주의깊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은 총재 "상당기간 완화정책 불가피..유동성 환수 논할 때 아니다"

이 총재는 상당 기간 완화적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출구전략에 대해선 당장 신경 쓸 일이 아님을 거론했다.

중앙은행들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를 조속한 출구전략과 연계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유동성 환수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현재로선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5월 전망인 -0.2%를 밑돌 것으로 보면서 섣부른 완화정책 되돌림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총재는 회견 말미에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기조 입장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린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2분기에 정점을 치고 하반기엔 수그러질 것으로 봤으나 7월 들어 확산세가 가속화되는 모습 등을 볼 때 경기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총재는 특히 "수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대단히 컸다"면서 "앞으로도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기준금리가 유효하한에 근접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필요하다면 다른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인 수단은 그때그때의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부동산 크게 신경 안 쓰는 한은

이주열 총재는 이전에도 여러차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런 기대감이 집값 안정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답변을 했다. 채권 금리는 한은 총재의 유화적 태도를 확인한 뒤 하락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기본적으로 한은이 경기와 물가에 비중을 두고 정책을 펼치려고 하다보니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해선 정부가 할 일이라는 말 밖에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총재가 사실상 금리와 부동산은 별개라고 했다"면서 "이에 따라 현재의 정책기조 변경에 대한 부담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아파트 값 급등 등 최근 상황을 감안해 한은 총재가 매파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던 사람들 사이엔 '예상 외의 입장'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기도 했다.

C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부동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주열 총재는 도비시한 면모를 과시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뜨거운 아파트값 논란에 비하면 한국은행의 부동산에 태도가 너무 한가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 한은, 부동산 비중 낮추자 분석가들도 '도비시한' 이벤트로 평가

채권시장의 분석가들도 부동산과 관련해 한은이 매파적으로 변할 것이란 예상은 기우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부동산 가격 우려로 한은이 다소 이른 시점에 출구 전략을 고민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출구 전략 우려는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채 매입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었다"면서도 "장기 국고채 금리가 상승할 경우 매수 대응하는 전략이 낫다"고 조언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은 부동산 이슈보다 경제 정상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다만 이미 채권시장의 가장 강력한 강세 모멘텀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소진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부동산과 관련해 ‘저금리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정부의 미시정책’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통화정책에서 부동산 관련 중요도를 낮추는 뉘앙스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상보다 완화적인 이벤트였다. 하반기 채권시장에선 정체된 금리 흐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주열 총재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제한될 것으로 본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금리를 더 내릴 수 있을 것이란 관점이나 집값이 안정되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될 수 있다는 시각도 보인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불확실성 속에 올해 성장률 전망이 당초 예상을 하회할 수 있다고 언급해 이번 금통위는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주택시장이 안정돼야 금리인하 기대가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금리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국고 10-3년 스프레드는 50bp대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계속해서 경기에 대한 전망을 하향 수정하거나, 추가적인 하향 수정을 시사하자 한은의 '경기 예측 능력'을 문제 삼는 시각들도 엿보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은행의 전망 변화를 보면서 중앙은행맨이라는 사람들이 예상을 하는 게 아니라 기대감을 언급하는 집단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지속되면서 한은 전망이라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 한은은 정밀한 모델링을 하는 게 하니라 희망사항을 정성적으로 언급하는 곳"이라며 "결국 통화당국이 현실에 백기 투항하고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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