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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나온 단통법 개선안…지원금 상향·장려금 공개 두고 ‘팽팽’

정은경 기자

ek7869@

기사입력 : 2020-07-13 14:45 최종수정 : 2020-07-13 15:05

시민단체 “추가지원금 상향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해야”
이통사 “민간 기업 마케팅 활동에 과도한 침해…경쟁 사라질 것”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선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2014년 첫 시행 이후 6년 만에 개선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13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단통법 개선안에 대한 최종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

협의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이통3사,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논의된 단통법 개선안의 주 내용은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 △판매장려금 투명하게 공개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공시지원금 차등 지급 제도 개선 △공시지원금 의무유지기간(7일) 단축 △위약금 제도 개선 등이다.

이통3사, 유통협회, 소비자단체 모두 단통법이 개선돼야 한다는 데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서로의 이해관계가 걸린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추가지원금 규모 상향 조정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 유통협회와 시민단체는 추가지원금의 규모를 상향 조정하고 유통점에 따라 비중도 달리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동네 상권을 살리기 위해 소형 유통점에 25%, 이통사 직영 대리점 20% 등의 추가지원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행법상 유통점은 이통사의 공시지원금 15% 범위 내에서 추가지원금을 이용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

추가보조금이 상향될 경우 소비자는 기존보다 더 저렴하게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예전처럼 강변역,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일명 ‘성지’(휴대폰을 싸게 파는 곳)를 찾아다니지 않고도 동네 휴대폰 판매 대리점에서 값싸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 판매장려금 투명하게 공개해 불법보조금 근절

토론회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부분은 ‘판매장려금’이다.

시민단체는 이통3사의 판매장려금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매장려금은 이통사가 유통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 같은 개념이다. 그동안 이통사들이 단통법 위반 관련 징계를 받은 것은 유통점에서 판매장려금을 불법보조금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태를 막기 위해 판매장려금 자체를 공시지원금에 연동해 한도를 규제하고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유통점과 이통사들은 크게 반대하고 있다. 판매장려금 공개는 정부가 민간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은 물론 활발한 시장 경쟁도 없앨 수 있다는 게 이통3사의 입장이다.

판매장려금을 공개하게 되면 마케팅 비용에 대한 책정이 제도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은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만일 판매장려금의 한도를 규제하고 공개한다면, 기업의 마케팅 비용을 온전히 공개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은 민간 기업의 자율성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판매장려금을 공개하면 마케팅 비용에 포함되어 있던 불법보조금은 사라지게 되면서 공정성은 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통3사 모두 거의 동일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게 되면 차별성이 없어지고 시장 경쟁력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철호 KT 무선시장팀 공정경쟁담당 CR1실 팀장은 “판매장려금은 통신사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대리 판매하는 유통점과 관련된 부분으로 사업자 자율 영역"이라며 "단통법으로 판매장려금까지 규제하는 것은 통신사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자, 협의회는 구체적인 단통법 개선작업을 정부와 국회에 넘기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용자 차별없앤다던 6년 전으로 돌아가나

단통법은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이용자 차별을 금지하고 건전한 시장 활성화를 취지로 2014년 도입됐다. 당시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에 따른 지원금이 차별적으로 적용되던 상황을 없애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6년 뒤 모습을 드러낸 단통법 개선안에서는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합리적 차등 허용’을 내놓았다. 예를 들면, 이용자가 단말기를 구매할 때, 신규고객 가입자일 경우 공시지원금은 40만원, 번호이동은 35만원, 기기변경은 30만원씩 차등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시지원금 합리적 차등 지급은 단통법이 처음 의도했던 ‘이용자 차별 금지’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현재 단통법은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 금지되고, 요금제에 따른 차등만 허용된다.

요금제는 물론 가입 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등 지급이 생긴다면 ‘이용자 차별’ 부분에서 단통법 시행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봉의 서울대 교수는 단통법 개선안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이용자’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통신비 절감의 문제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단말기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이용자 선택권’으로 확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적어도 단말기 장려금에 대해서는 차별이 불법이라는 프레임을 극복하고, 이용자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차별적 장려금을 재평가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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