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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나선 오비맥주①] 위상 균열 트리거된 지난해 가격 인상

서효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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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7-09 15:42

오비맥주 작년 4월 4.9% 가격 인상, 가격 올리지 않은 하이트진로 성장
수익성 지표 EPS 지난해 1만3716원, 전년 1만7411원 대비 21.02% 급락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지난해부터 맥주 시장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오비맥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급성장하면서 주력 상품인 ‘카스 후레쉬’와의 격차를 줄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오비맥주의 위상이 흔들린 이유부터 타개책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가격을 올린 카스. 그래픽: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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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이트진로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카스 후레쉬’라는 맥주 시장의 절대 강자가 후발주자인 하이트진로 ‘테라’의 급성장으로 올해 맥주시장 1위 자리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의 위상 균열은 테라 출시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 이뤄졌던 가격 인상이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 오비맥주, 4월 카스 가격 인상

오비맥주는 지난해 4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특히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ml 기준 출고가가 1203원으로 4.9%(56.22원) 올랐다.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올린 것은 지난 2016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었다. 당시 오비맥주 측은 통상 3년에 맥주 가격을 올린다며 출고가 인상에 관해서 설명했다.

업계 1위였던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올리자 후발 주자인 롯데칠성도 ‘클라우드’의 가격을 올렸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7월 클라우드의 캔 355ml 7.0%, 클라우드 패트병 1.6L 10.4%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결과 클라우드 캔 355ml는 2300원, 패트병은 7400원이다.

가격 인상은 하이트진로 테라의 급성장을 초래했다.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이 가격을 인상했지만, 하이트진로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테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스 후레쉬에 이은 업계 2위 상품으로 발돋움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테라 매출은 1766억원(POS 소매점 매출액 기준)을 기록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3분기 866억원, 4분기 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테라가 카스 후레쉬를 제치고 맥주시장 1위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라의 성장세가 이어지자 오비맥주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가격 인상 약 4개월 만에 다시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시행했다. 지난해 7~8월 카스와 발포주 ‘필굿’의 특별 할인 판매에 돌입한 것. 프로모션 당시 카스 병맥주 500ml은 1203원에서 1147원으로 4.7% 내렸다.

오비맥주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적은 둔화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090억원으로 전년 5145억원 대비 20.51%(1055억원) 급감했다. 가격 인상 여파로 인해 카스 소비자들이 테라로 옮겨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래픽:한국금융신문DB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EPS(기본주당당기순익)도 지난해 급락했다. 지난해 오비맥주 EPS는 1만3716원으로 전년 1만7411원보다 21.02%(3659원) 떨어졌다. 2016년(1만1322원) 이후 꾸준히 상승했던 오비맥주의 EPS가 3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형대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이 가격을 인상했지만 하이트진로는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며 “하이트진로는 테라 출시 이후 서울 외식상권 공략과 함께 ‘테슬라’ 등 입소문이 젊은 층을 통해 퍼지면서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을 테라가 흡수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에 따라 카스는 지난해 7~8월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나 성과는 미진했다”며 “그 여파로 김동철 수석 부사장의 이직이 관련 프로모션 실패에 따른 결과라는 얘기도 나돌았다”고 언급했다.

2016년 이후 실시한 ‘희망퇴직’ 시행 시기 또한 빨라졌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에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진 희망퇴직이다.

2016년 이후 지급한 퇴직금 규모도 702억원이다. 2016년 334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한 오비맥주는 2017년 108억원, 2018년 174억원, 지난해 86억원 퇴직금을 지급했다.

◇ 하이트진로, 작년 공격 마케팅 펼쳐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 또한 오비맥주의 위상을 위협한 요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000억원에 가까운 광고 선전비를 사용,전년 1355억원 대비 36.90%(500억원) 급증했다. 테라 출시 이후 바이럴 마케팅과 함께 다양한 TV광고 등 예년과 다르게 적극적인 마케팅 행보를 펼친 결과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와 다르게 예년 수준의 마케팅 행보를 펼쳐 대조적이었다. 가격 인상 외에 추가적인 프로모션이 없었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광고 선전비는 1205억원으로 하이트진로보다 650억원 적다.

오비맥주 판촉비 집행 추이, 단위 : 억원. 자료=오비맥주.


오비맥주는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히 마케팅 비중을 줄였다. 2016~2017년 광고 선전비는 전체 판촉비의 25%를 차지했지만 2018년 21.65%(1168억원)으로 AB인베스 인수 이후 가장 적게 섰다. 지난해비중도 23.17%로 인수 이후 2번째로 적다.

오비맥주 전체 판촉비서 광고비 비중, 단위 : %. 자료=오비맥주.


한형대 나신평 연구원은 “테라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서 카스 후레쉬의 점유율을 가져오고 있는 가운데 오비맥주도 기간 한정 할인 판매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나름의 대응을 했다”며 “그러나 이는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이트진로는 최근 잘 팔리는 테라로 생산 초점을 집중시켰다”며 “지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하이트진로로 인해 테라의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라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필라이트와 함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가정용 맥주 시장은 2017년 필라이트 출시 이후 형성됐다. 편의점 활용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가정용 맥주 시장은 차별화된 시장이 되고 있다. 식품안전정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캔맥주 매출은 1조1038억원이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2502억원, 2분기 2867억원, 3분기 3183억원, 4분기 2486억원이었다. 2018년 4분기(3304억원)과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보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정용 맥주 시장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위 : 억원. 자료=식품산업통계.


◇ 오비맥주, 필굿 세븐 곧 출시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와 테라를 앞세워 가정용 맥주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오비맥주도 해당 시장 신상품을 선보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론칭한 발포주 필굿의 신상품 ‘필굿 세븐’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필굿 세븐을 통해 발포주 라인업 강화와 가정용 맥주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현 e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비맥주 필굿은 이제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번 신제품 출시는 필굿을 통해 저가 맥주 시장을 ‘새로운 콘셉트의 영역’이라고 판단해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지난 3월 오비맥주 카스 새 모델로 발탁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오비맥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활용한 스타 마케팅도 펼친다. 오비맥주는 지난 3월 백 대표를 카스의 새로운 모델로 발탁했다. 현재 카스는 백 대표를 활용한 TV CF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오비맥주 측은 “백종원 대표가 갖고 있는 음식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과 한국 요식문화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모습이 카스가 그 동안 제품개발을 위해 쏟은 노력과 부합해 모델 요청을 드리게 됐다”며 “음식의 마스터로 불리는 백종원 대표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 맥주 브랜드로서 한국음식문화 발전에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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