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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초저금리 시대가 초래한 투자 위기..채권으로 이익 내기 어려워지면서 변화 직면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6-25 13:39 최종수정 : 2020-06-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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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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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권 금리가 글로벌하게 하락하면서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커졌다.

올해 들어 안전 채권들의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캐피털 게인이 커졌지만, 향후 수익을 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금리가 현 수준에서 더 내려가야 자본차익이 나지만, 이를 자신하기 쉽지 않고 금리 하락룸도 제한돼 있다. 이미 금리도 낮아져 캐리로 과거와 같은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의 운용을 총괄하는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자산배분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하지만 투자 환경 자체는 쉽지 않다.

A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채권금리는 너무 빠져서 매력이 없다. 주식도 이미 크게 뛴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투자는 더 위험하다"면서 "수익을 좀더 확보하기 위해선 위험을 무릅쓰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주식, 채권, 대체투자 자산배분..기대수익률은 낮아지고 투자위험은 커져

높은 일드 픽업의 시대가 끝나면서 국내 투자 자산에 머물기도 어려워졌다.

개인들의 브라질 국채 투자가 유행이 된지는 오래된 일이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해외 주식 투자가 한층 더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저금리가 전지구적 현상이 되면서 다른 나라들 역시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만만치 않은 환경이 됐다.

KB증권이 최근 미국 유명 투자자문사인 Callan Associate 자료를 인용해 소개한 자료를 보면 1995년 기준으로 미국 투자자들은 채권에 100%를 투자하더라도 연7.5%의 수익률(변동성 연6.0%)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2005년엔 7.5%의 수익을 내기 위해 위험을 더 감수하면서(변동성 8.9%) 채권 52%, 주식 39%, 대체 9%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했다.

또 다시 10년 후인 2015년에는 7.5%의 수익을 내기 위해 연 17.2%의 변동성을 감수하고 채권 비중은 12%까지 낮추면서 위험자산 비중은 88%로 대폭 확대해야 했다.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이 과거보다 크게 악화돼 있는 것이다. 과거보다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Callan Associate는 위험을 연간 변동성 6%로 고정한다고 가정할 때 1995년엔 100% 채권투자만 해도 7.5%의 기대수익이 가능했으나 2005년엔 미국채권 70%, 미국과 글로벌 주식 25%, 대체자산 5%를 편입해야 변동성 6%와 연 수익률 6.5%를 기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2015년엔 변동성 6%를 유지하기 위해선 더 낮아진 연수익률 4.8% 정도만 기대할 수 있었다.

지금은 한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들의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져 있어서 투자수익을 올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KB증권의 김상훈·공원배 연구원은 "지난 15년간 연간 7.5%의 수익률과 8.2%의 변동성을 보여준 포트폴리오와 비슷한 자산배분 비중으로 이제 연 5%의 수익률과 5.5%의 변동성으로 변동성 대비 기대수익률 하락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여건도 당연히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김·공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 58%와 채권 42%로 배분된 포트폴리오는 기존 원화 환산 기준 8% 안팎의 수익을 제공했지만, 이제 이 수익을 내기 위해선 채권 자산을 34%로 대폭 축소하고 주식, 대체자산 등 위험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 국채가 미국이나 글로벌 주식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분산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과거와 같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전체적으로 채권 금리가 너무 낮아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B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최근 주가가 급등해 PER이 크게 오르고 주식 고평가 논란도 빚어진다. 하지만 채권 역시 너무 비싼 물건"이라며 "너무 낮은 국채 채권 금리를 감안할 때 회사채 등 위험 채권 투자를 늘리거나 주식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 언제나 주목받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저금리 시대 채권 투자비중의 축소

각종 연구 자료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투자성과에서 자산배분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초반 수준이나 90% 이상 등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들의 성과에 있어서 주식, 채권, 부동산이나 대안 투자자산 등을 어떻게 배분할 지가 중요한 것이다. 주식이나 채권의 개별 종목 선택이 섹터 매니저에겐 중요하지만, 모든 투자자산을 모두 관할하는 사람들에겐 자산배분이 핵심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항상 주목 받는 주체다. 세계 금융시장에서도 워낙 큰 손이다 보니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은 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지난 5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25년말 기준으로 애셋 클래스(자산군)의 목표비중으로 주식 50%, 채권 35%, 대체투자 15%를 제시했다.

결국 5년 남짓이 지난 시점엔 국민연금의 위험자산(주식+대체) 비중은 65% 수준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위험자산 비중은 52% 수준이었다. 대신 채권 투자비중은 현재 절반 정도에서 1/3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과거엔 연금의 운용자산에서 채권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으며, 작년 말 기준으로도 채권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자산배분도 좀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선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산만으로 고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국민연금의 덩치가 크기도 하지만, 이젠 한국물만으로 목표한 수익을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도 2025년엔 55%(주식 35%, 채권 10%, 대체 10%)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작년말 기준 해외주식이 23%, 해외채권이 4% 수준이었으나 이 비중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내년말 국민연금 투자규모 850조원 수준을 예상하지만, 내년말 국내채권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0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자율을 운용하는 매니저나 딜러들은 낮은 금리 때문에 미래에 닥쳐올 변화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초저금리는 자산운용 시장에 있어서 큰 도전"이라며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거의 2016년 한 해 만에 MMF 시장 자체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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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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