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2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년 2분기 지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한은의 15개 지역본부가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권역 내 업체와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최근 경기 상황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 대경권 및 강원권은 전분기 수준의 감소세가 이어졌고 동남권, 충청권 및 호남권은 감소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호남권이 소폭 증가로 전환된 가운데 나머지 모든 권역에서는 감소폭이 둔화됐다. 호남권은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및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도소매업, 숙박음심점업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소비는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및 강원권이 소폭 증가했다. 제주권을 제외한 대부분 권역에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 확대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가 소폭 늘었다. 또한 정부 및 지자체의 소비 활성화 정책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음식료품, 위생용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증가했다. 반면 제주권은 관광업 침체에 따른 소득여건 악화로 소폭 감소했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수도권과 대경권은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호남권 및 제주권이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고 나머지 권역은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동남권, 호남권 및 제주권이 줄었고 수도권 등 나머지 권역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은 동남권과 호남권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감소했고 수도권, 충청권, 대경권 및 강원권에서도 줄었다. 반면 제주권은 반도체 설계를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모니터링 결과 향후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과 대경권이 소폭 증가하겠으나 호남권은 소폭 감소, 나머지 권역은 2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강원권이 소폭 늘겠으나 동남권 및 제주권은 2분기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대부분 권역에서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점업이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에 따른 소득여건 개선, 내수 활성화 정책 및 여름 성수기에 따른 관광 수요 회복으로, 항공운송이 국내선 수요 회복 및 국제선 부분 재개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소비는 정부의 내수 관광 활성화 정책 및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소비심리 회복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제주권을 제외한 전 권역에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권은 악화된 소득여건으로 인해 소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파악됐다.
설비투자는 충청권이 소폭 증가하겠으나 동남권 및 제주권은 소폭 감소하고 수도권 등 여타 권역은 2분기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호남권과 제주권이 소폭 증가하겠으나 수도권과 강원권은 소폭 감소, 나머지 권역은 보합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 경우 대부분 권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4~5월 중 월평균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만6000명 줄어들어 전분기(28만7000명) 증가에서 큰 폭 감소로 전환됐다. 권역별로는 대경권의 감소폭이확대되고 나머지 권역에서는 모두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수도권에서 상승폭이 크게 축소되며 보합 수준에 머물렀으며 나머지 권역에서는 전분기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됐다. 한은은 “이는 유가 급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고교 무상교육 확대 등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월평균 주택매매가격은 전분기 말월 대비 수도권과 충청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나머지 권역은 대체로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했다.
한은이 전국 451개 업체(제조업 263개, 서비스업 158개, 건설업 30개)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업황, 고용·투자·자금상황, 조달리스크 등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조사업체의 76.4%는 올해 2~4월 중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생산 감소폭은 절반 가까운 업체가 –20%~ 0% 구간에 집중되었으며, -20% 이상이라고 응답한 업체도 약 30% 수준이었다. 규모별로는 소규모 기업,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의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업체의 13%가 경영 악화로 이미 인력을 축소한 가운데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27%의 기업이 고용 축소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인력을 축소한 업종은 서비스업 비중이 높으나 향후 축소 계획이 있는 기업 기준으로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기준 업체들의 설비투자 진행 상황은 다소 차질(29.0%), 보류(22.1%) 등이었고 계획대로 진행되는 비중은 38.0%에 그쳤다. 국내외 관계사들의 생산 및 물류 차질 등으로 영업에 필수적인 원자재, 부품 등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는 약 30% 수준이었다. 자금사정은 다소 어려움 29.4%, 어려움 16.2%, 심각히 어려움 7.2% 순으로 응답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