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에 따른 달러/위안 상승에 따라 장중 하락분은 대거 축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0원 내린 1,20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 달러/원은 미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에 한때 1,200원선까지 내려섰다가 점차 달러/위안 상승에 맞춰 낙폭을 줄여나갔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함께 코스피지수도 하락 반전하며 달러/원 하락에 발목을 잡았다.
여하튼 이날 달러/위안 상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미국산 랍스터 관세 인하를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편승해 지난 주말 사이 내리막을 이어가던 달러/위안은 미중 갈등이 관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탓에 아시아시장에서 상승 흐름을 연출했고, 이 때문에 달러/원 환율 역시 낙폭이 제한된 셈이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803위안을 나타냈다.
■ 美 고용지표 개선에 여전히 숏심리 유효
미중 갈등에 따른 달러/위안 상승으로 서울환시 내 리스크온 분위기는 옅어졌지만, 미 고용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로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숏심리는 여전한 편이었다.
달러/위안 상승 반전에도 시장참가자들은 숏물량 일부만 거둬들였을 뿐 롱포지션 자체를 늘리는 데는 주저했다.
미 고용지표 개선에 지난 주말 사이 미 주식시장이 급등했음에도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이 조정이 아닌 상승 흐름을 이어간 데다, 국제 유가 역시 산유국 감산 기대로 하방 경직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고용회복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살아 있어서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조급하게 롱포지션을 늘리지 않은 것 같다"면서 "오늘 달러/원 낙폭 축소는 달러/위안 상승도 있지만,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성 매수세 유입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잔여 역송금 수요도 한 몫 거들었다"고 설명했다.
■ 9일 전망…1,200원선 주변 눈치 보기 지속
오는 9일 달러/원 환율은 1,200원선 주변 좁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이 고용지표 개선에 따른 리스크온 분위기를 타고 추가 상승할지, 미중 갈등 우려에 하락세로 돌아설지에 따라 글로벌 달러의 방향성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주식시장의 경우 고용지표 회복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 이슈는 무역합의의 훼손만 없다면 고용지표 개선 재료에 묻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무역합의 파기나 재검토 등에 악재로 연결된다면 미 주식시장과 글로벌 달러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오는 9~10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미 고용지표 회복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