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효과…기업 체감경기 5개월 만에 반등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얼어붙었던 기업 체감경기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가계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이달 전(全)산업의 업황 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p) 오른 53으로 집계됐다.

BSI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이 긍정적으로 본 곳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돌게 된다.
BSI는 지난 1월부터 내림세를 이어오다가 4월(51)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5월 전산업 BSI 상승은 제조업 BSI가 수출부진 등으로 하락을 지속했지만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비제조업 BSI가 개선된 데 기인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BSI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수출부진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비제조업 BSI는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등의 부진이 완화되면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달 BSI를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가 한 달 전보다 3p 하락한 49로 2009년 2월(43)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조업 중에서는 의료물질·의약품(89)이 영양제 등의 수요 증가로 23p 상승했다. 반면 자동차(20)는 부품 판매 부진으로 11p 하락했다. 화학제품 수출 부진으로 화학물질·제품(54) 역시 10p 내렸다.
제조업을 기업 규모별로 나누어 보면 대기업(57)이 2p, 중소기업(41)이 4p 떨어졌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53)이 2p, 내수기업(47)이 4p 낮아졌다.

대기업·수출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수출 부진을 겪고 있고, 중소기업·내수기업도 제품 납품 차질 등 영업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제조업의 경영 애로사항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25.7%)의 비중이 가장 높고, 내수 부진(20.4%)과 수출 부진(15.5%)이 뒤를 이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56으로 전월에 비해 6p 상승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국내 유통물량 증가와 유류비 하락으로 운수창고업(60)이 14p 올랐고 정보통신업(60)도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증가로 9p 높아졌다. 도소매업(52) 역시 정부 지원책 등으로 내수가 소폭 개선되면서 7p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경영 애로사항도 불확실한 경제 상황(24.5%)의 비중이 가장 높고, 내수 부진(20.0%)과 경쟁 심화(8.3%) 순이었다.

전산업 업황 전망 BSI는 53으로 전월보다 3p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전망 BSI가 여전히 부진했으나 비제조업 업황 전망 BSI가 완화된 영향이다.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1p 내린 49로 2009년 2월(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선박 수주 감소로 조선·기타운수가 22p 내렸고 화학물질· 제품(-7p), 자동차(-6p) 등도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56으로 운수창고업(+11p), 정보통신업(+11p), 도소매업(+8p) 등이 상승해 6p 올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2.1p 오른 57.8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6.8포인트 하락한 57.5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