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0원 오른 1,22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부터 국제 유가 폭락과 미 주식시장 급락 영향으로 오름세로 출발했다.
달러/원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감세가 이어짐에 따라 장중 잠시나마 상승폭을 줄이는 가 했으나, 오전장 후반 갑작스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보도되면서 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가 짙어짐과 동시에 급등세로 돌변했다.
이에 달러/원은 한때 1,240원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수출부진도 달러/원 급등에 한 몫을 톡톡히 차지했다.
하지만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에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와 달러/위안 상승에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장 막판까지 이어졌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7.0957위안을 나타냈다.
■ 김정은 위중설에 압도 당한 서울환시
이날 달러/원은 코스피 낙폭 축소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감 소식에 장중 상승폭을 줄이는가 했으나, 수출 부진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위중 설이 서울환시 내 모든 호재성 재료를 집어 삼켰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오자 보합권에 머물던 코스피도 한때 3% 가까이 급락세를 연출하며 달러/원 급등을 부추겼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의 스무딩이 없었더라면 달러/원의 1,240원대 안착도 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역내외 가릴 것 없이 달러 매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재료였다"며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부인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달러 매수에 올인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2일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우려와 기업실적 악화 뿐 아니라 북한 리스크에 따른 여진이 이어지며 상승 압력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이 이 같은 악재를 딛고 상승 흐름을 보인다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도 어느 정도 누그러질 가능성은 있다.
반대로 미 주식시장까지 급락세를 연출한다면 달러/원은 1,230원대 안착과 함께 동시에 1,240원대 진입도 시도할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국제 유가가 저점 확인 뒤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지만 미 주식시장이 하락한다면 안전자산으로 달러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 리스크는 역외의 달러 매수와 외국인 주식 매도를 동반하는 독특한 국내 금융시장만 악재 중 하나다"며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기 이전까지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상승에 베팅하려는 모습을 반복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