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0.30원 오른 1,219.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이끄는 기타 산유국들(OPEC+)의 원유 감산 합의 실망에 따른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주목받으며 개장 초부터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번 감산 합의에서 OPEC+는 12일(현지시간) 오는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에 원유를 감산키로 했다.
이러한 감산 규모는 글로벌 공급의 약 10% 수준에 달하나, 글로벌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소식에 시장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현재 전날 대비 확진자 2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30명 아래를 유지했다. 지난주 초 50명 안팎이 나온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코스피는 장중 낙폭을 줄였으나, 달러/원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전 거래일 달러/원 급락에 따라 저가 매수세에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역송금 수요 가 몰리며 수급 자체가 수요 우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571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위안 상승은 상하이지수 하락과 중국 본토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등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역외 달러 '사자'+역송금 수요 꾸준
이날 달러/원은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롱플레이에 나서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역외가 달러 매수에 적극적이다보니 역내 시장참가자들도 숏 물량을 거둬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달러 수요도 꾸준해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롱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재료에도 서울환시에서 달러 수요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함께 전 거래일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미 주가지수 선물이 1% 중반대 하락을 이어가는 점도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오후 전망…유가 움직임+미 주가지수 선물 주목
오후에도 달러/원은 유가와 미 주가지수 선물, 코스피 움직임에 연동하며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가 선물은 아시아 시장 개장 초반 OPEC+ 감산 합의 소식에 일시 배럴당 1달러 가량 상승했다가 22달러 초반까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장중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원유 감산 규모가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원유 가격은 이에 반응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둔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때 2%대까지 낙폭을 넓혔던 미 주가지수 선물 움직임도 달러/원에는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식시장은 유가 감산 재료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이슈가 부각된다면 장중 낙폭을 빠르게 줄일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달러/원도 제한된 수준이나마 급등세를 접고 상승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제기되며 상하이지수는 하락하고 달러/위안은 상승하고 있지만, 달러 인덱스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늘 달러/원 주변 대외 변수는 상승과 하락 요인이 공존하고 있지만,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워낙 크게 부각되다 보니 좀처럼 상승폭을 줄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