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 저하뿐만 아니라 자본 적정성 훼손까지 우려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면 채권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전날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미래에셋대우의 자본 적정성이 향후 12∼24개월 동안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분 투자 확대 계획,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시장 리스크 증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인한 수익성 감소, 기업대출과 투자자산의 건전성 하락 등이 부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월 네이버파이낸셜에 약 6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5%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딜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약 5000억원, SK브로드밴드에 3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호텔 등 해외 부동산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S&P는 “기업대출과 투자자산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미래에셋대우의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가 이어진다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가 현실화 유동성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조정 검토’로 바꿨다.
무디스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증권사들의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 자금조달과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라며 “국내외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으로 수익성과 이익이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파생결합증권 관련 거래, 단기금융업과 우발부채, 저금리 환경에서 리스크 선호 확대에 따른 해외자산과 부동산 자산 증가 측면에서도 취약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상당한 규모의 ELS 헤지(위험회피) 운용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ELS 관련 마진콜이 대거 발생하면서 기업어음(CP) 등 단기채권을 급히 매각해 마진콜 대응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기도 했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면서 마진콜 문제는 일단락됐으나 PF 유동화증권 관련 유동성 우려가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시행사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지급 보증을 통해 신용을 보강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왔다. 보통 3개월마다 차환발행(롤오버)하는 구조로 미매각 시 증권사가 매입하기로 약정이 맺어져 있다.
그러나 최근 PF 유동화증권 차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증권사들이 자체자금으로 물량을 떠안게 됐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유동화증권(ABCP, ABSTB) 잔액은 약 29조원으로 파악된다.
적극적으로 늘려왔던 해외투자도 부담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증권사들이 보유한 해외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평가 손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인수했던 해외 부동산을 다른 기관 투자자 등에 셀다운(재매각)하지 못해 미매각 물량은 쌓여가고 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ABCP, ABSTB 차환 위험은 2분기 중 증권사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킬 잠재적 위험으로 판단된다”며 “증권사 고위험투자의 경우 비유동성 자산이 대부분으로 유동성 측면에서 불안감이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 유동성 대응능력과 이익 안정성 저하, 자본 적정성 훼손 등의 문제가 부각되는 경우 증권사 신용도 하향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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