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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위기②] 증권사 ELS 마진콜, 실적 타격 될까?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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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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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위기②] 증권사 ELS 마진콜, 실적 타격 될까?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해외 증시 급락으로 증권사들의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이 대거 발생한 가운데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난 증권사들의 부담이 커졌다. ELS 헤지(위험 회피) 비용 증가로 운용 손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다만 ELS발 마진콜이 증권사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비용 증가로 단기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은 있으나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ㆍ원금손실구간)를 터치한 난 뒤부터는 기존의 포지션 정리로 증거금 부담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유로스톡스50지수 ELS 미상환잔액은 41조566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6조3411억원), 한국투자증권(5조6849억원), 미래에셋대우(5조1278억원)은 각각 5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증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ELS 미상환잔액도 37조2512억원에 달했다.

증권사들은 ELS 발행 시 투자자들에게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헤지를 하는데, 해외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발행할 때는 해당 지수의 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한다. 헤지 방식은 자체 헤지와 외국계 금융회사에 ELS 손실이나 이익을 넘기는 백투백 헤지가 있다.

이중 자체 헤지 방식을 쓰는 증권사들에 문제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권사가 자체 헤지를 위해 매수한 파생상품에서 마진콜이 발생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증거금 납부를 위해 기업어음(CP) 등 단기채권 매각에 나섰고 이에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단기금융시장에 왜곡이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처분한 채권을 달러로 환전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에서 각각 1조원 규모의 마진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4개 주요 증권사 ELS·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자체 헤지 규모는 총 17조830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이 7조2400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증권 5조6060억원, 미래에셋대우 3조5420억원, NH투자증권 1조4780억원 순이었다.

발행 규모 대비 자체 헤지 비중은 삼성증권 80%, 한국투자증권 55%, 미래에셋대우 31%, NH투자증권 22% 등이다.

증권사들의 단기채권 대규모 매각에 따른 발행시장 경색과 달러 수요 증가로 인한 원·달러 환율 폭등은 다시 증권사 조달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증권사 단기 실적에 부정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는 증권사 실적에 거래비용 증가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단기자금 조달시장이 경색돼있으며 달러 수요 급증에 다라 증거금 납입을 우한 거래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거금 부담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다. 녹인 배리어를 터치하기 전에는 헤지 규모가 증가하고 증거금이 부족해 마진콜이 발생하지만 터치하고 난 뒤부터는 기존의 포지션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는 경우 증거금 부담이 일정 부분 증가하겠지만 이는 녹인 배리어를 터치 전까지만 유효하다”며 “녹인 배리어를 터치하기 전까지는 운용 규모를 계속 확대해야 하지만 터치하는 순간 투자자에게 손실이 귀속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델타 헤지(옵션 가격과 기초자산 가격과의 상관관계를 이용한 위험회피) 포지션을 정리하고 하락한 기초자산만 보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녹인 베리어 직전까지 확대했던 레버리지가 일시에 해소되며 운용자산 규모 축소가 증거금 축소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헤지 비용 증가로 인한 운용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자체 헤지 ELS의 경우 조기상환이 안되는 상황에서 지수 변동성 확대로 인해 헤지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자기자본 대비 자체 헤지 ELS 비중으로 보면 주로 대형사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8월까지 조기상환이 어렵게 되고 헤지 비용 증가에 따른 2~3분기 ELS 관련 운용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마진콜이 발생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이 비용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맞으나 자금 조달비용 외에 기초자산 변동에 따른 헤지 운용상에서의 손익에 대한 부분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3월 남은 기간이 있기 때문에 남은 영업 일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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