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진 연구원은 "브라질 금융시장은 여타 신흥국들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투자자금 유출 현상의 영향으로 주가하락과 채권금리 상승, 통화가치 절하가 결합된 트리플 약세 국면에 들어서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브라질 중앙은행은 3월 통화정책회의(COPOM)에서 50bp의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 지난해 7월 회의에서부터 여섯 번 연속 진행된 금리인하를 통해 브라질의 정책금리는 총 275bp가 하향(6.50%→3.75%)된 상태다.
박 연구원은 "당초 지난해 연말 회의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금리인하 사이클이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의 여파로 올 상반기까지 연장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브라질 가격변수 당분간 약세 보일 수 있으나 디폴트 우려와는 구분해야
박 연구원은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이 브라질의 경제 성장에 치명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브라질은 내수 촉진을 금번 경기 반등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있었다"면서 "소비 회복 기대가 높게 형성되었던 만큼,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는 현실을 맞이하게 되자 금융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영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성장과 물가에 대한 전망치가 모두 낮아지고 있다. 지난 연말에 2.30%로 예상됐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현재 1.68%까지 하향 조정됐다. 물가상승률 역시 3.61%에서 3.10%로 수정됐다.
박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적극적 통화정책 대응에 나서자, 브라질 중앙은행 역시 금리인하 사이클을 연장해 나가며 경기 방어에 힘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8일 보우소나로 대통령은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아직까지 공식 확진자는 400여명 남짓으로 발표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보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인정하고 재정 지원을 확대하려는 의도다.
박 연구원은 "의회에서 최종 승인될 경우, 올해 연말까지 지출제한 법안(spending cap)에 적용되지 않고 보건 부문에 대해 자금을 적극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된다"면서 "브라질은 국가안보실장, 에너지부 장관, 상원의장 등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까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기업들에 대한 세금감면과 자금 지원 정책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불안감을 쉽게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유동성 확보 기조가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의 급격한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면서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은 각국의 대내 자금 흐름과 별개로 글로벌 관점의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3,5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의 대외부채는 1,702억 달러 수준인 순채권국이다. 더불어 외화 부채 비율은 5.7%에 불과하다.
박 연구원은 따라서 "현재의 신흥국 약세 국면을 단기간 내에 돌파하기 어렵겠지만, 디폴트 우려와는 구분해서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