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은행 예/적금같은 원리금보장 상품, 또 연금 코어(core) 펀드인 TDF(타깃데이트펀드) 등이 안전자산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보다 적극적으로 기대수익률을 높이고 싶은 투자자라면, 주식 비중 50% 이하의 '채권혼합형 ETF(상장지수펀드)'를 노크해 볼 수 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하면, 전체 실투자 주식 비중을 8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 ETF는 단일 종목(싱글스탁) 채권혼합형 ETF로, 테슬라에 약 30%를 투자하고 나머지 약 70%는 국고채에 편입한다. 순자산(AUM)은 4,979억 원으로, 현재 채권혼합형 ETF 중 최대 규모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 ETF는 1년 수익률 17.18%로 멀티에셋형 중 3위를 기록했다. 고배당주와 채권의 조화를 활용한 월 분배형 상품이다.
또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최근 1년 수익률 11.77%로 6위를 차지했다. 이 ETF는 엔비디아에 약 30%를 집중 투자하고, 나머지 70%는 신용등급 AA- 이상인 국고채와 통안채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단일종목 ETF는 2022년 11월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과거에는 혼합형 ETF가 주식과 채권 등 각 자산군별로 최소 10종목씩 편입해야 했지만, 이후 규정이 완화되면서 자산 유형 구분 없이 총 10종 이상만 구성하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주식 1종+채권 9종’ 형태의 상품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특히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미국 증시 활황을 이끈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의 대표 기술주로, 이들을 편입한 ETF들이 수익률 면에서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2025년 들어 연초이후(YTD) 수익률을 살펴보면, 50개 멀티에셋 ETF 중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미국채혼합’ ETF가 9.22%의 수익률로 5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과 미국국채선물(10년물, 환노출형)을 4대 6 비율로 투자한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한국 증시 강세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혼합형 ETF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유연하게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단일종목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 비중이 최대 30%이므로, 안전자산으로 전체 계좌에서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최대 79%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인덱스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 비중이 최대 50%까지 가능해, 위험자산 한도를 85%까지 넓히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2023년 11월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인덱스 채권혼합형 ETF의 주식 비중 허용 한도가 기존보다 10%포인트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미국채혼합50’ ETF는 2024년 9월 상장된 상품으로, 미국 배당 다우존스와 미국 10년 국채에 각각 50%씩 투자하는 월분배형 상품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액티브’(2025년 3월 상장)는 국내 단기채 50%, 미국 나스닥100 기술주 50%에 투자하며, DC(확정기여형) 및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 가능한 액티브 ETF다.
하나자산운용은 2025년 6월 S&P500 지수와 미국 단기국채에 각각 50%씩 투자하는 ‘1Q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ETF를 선보였고, 한화자산운용도 S&P500 지수와 잔존만기 3개월 미만의 미국 초단기 국채에 각각 50%씩 투자하는 ‘PLUS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ETF를 상장해 경쟁에 가세했다.
고배당 전략을 활용한 상품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테슬라커버드콜채권혼합액티브’ ETF는 테슬라 20%,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는 TSLY ETF 10%, 국내 채권 70%로 구성돼 있다. 이 ETF는 옵션 프리미엄이 비싼 테슬라 주식을 사고, 콜 옵션 매도 전략으로 매월 높은 수준의 인컴(income) 분배를 추구한다. 연간 배당률은 16.44%로 경쟁력도 높다.
코스콤의 ETF CHECK에서는 ETF의 연간 수수료를 총보수율, TER(합성총보수), 실부담비용률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다. 총보수는 ‘운용보수 + 신탁보수 + 사무관리보수 + 지정참가회사보수’로 구성된다.
TER(합성총보수)는 총보수에 지수 사용료, 회계감사비, 해외보관비 등 기타비용을 더한 수치다. 실부담비용률은 TER에 자산 매매 시 발생하는 매매·중개 수수료를 포함한 것으로,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총비용을 의미한다.
단, 총보수율은 일별 자료, 반면 TER과 실부담비용률은 월 단위로 집계된다는 점이다. 자료 수집 기간이 다르므로, 직접적인 수치 비교보다는 참고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일반적으로 ETF의 수익률에는 이미 대부분의 제반 비용이 반영돼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 수익률 상위 채권혼합형 ETF에서 저비용 상품으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가 꼽힌다. 이 상품은 총보수율이 0.07%, TER은 0.14%, 실부담비용률은 0.1593%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커버드콜 전략 등 복잡한 파생 전략이 포함된 ETF들은 이보다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