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조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에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졌다. 바이러스의 경제 타격에 대응하는 중앙은행 완화정책이 시장 신뢰를 잃은 셈이다.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세가 정점을 찍어야 위험자산 투자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7.10포인트(12.93%) 낮아진 2만188.52를 기록했다. 지난 1987년 이후 최악의 날을 보냈다. S&P500지수는 324.89포인트(11.98%) 내린 2,386.13을 나타냈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나스닥종합지수는 970.28포인트(12.32%) 하락한 6,904.59에 거래됐다. 역대 최악의 하루인 셈이다.
S&P500 11개 섹터가 일제히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17%, 정보기술과 에너지, 금융주는 14%씩 각각 급락했다. 재량소비재와 유틸리티주는 12%씩 낮아졌다.
개별종목 중 항공주인 아메리칸항공이 11% 뛰었다. 바이러스 타격을 받은 미 항공사들이 최대 500억 달러 규모 정부 지원 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반면 금리 추락을 따라 은행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5% 급락했다.
뉴욕주식시장 마감 무렵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44.4% 치솟은 83.48을 기록했다.
■뉴욕주식시장 주요 재료
트럼프 대통령은 장 막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에 따른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이 7~8월까지 이어진 후에야 최악의 상황이 끝날 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10인 이상 행사 금지, 술집이나 식당 출입과 불필요한 여행 자제 등을 골자로 한 바이러스 확산 억제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어 "전국적 통행금지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 '감염지역'(hotspot)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경 봉쇄조치 여부에는 "결정한 바 없다"고 대답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행정부와 의회가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4000억 달러 규모 조치들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납세 연기와 학자금 대출 이자 감면 등이 포함된 대응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행정부가 재정부양 규모를 8000억 달러로 2배 증액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달 뉴욕지역 제조업 경기가 대폭 위축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3월 관할지역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12.9에서 마이너스(-) 21.5로 급락했다.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인 3.5를 대폭 밑도는 결과다.
미 서부텍사스원유(WTI)가 10% 가까이 폭락, 배럴당 28달러대로 떨어졌다. 이틀 만에 급반락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했다. 바이러스 사태의 빠른 확산으로 항공사 등 주요 기업들이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수요 위축 우려가 커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일대비 3.03달러(9.6%) 낮아진 배럴당 28.70달러 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3.80달러(11.2%) 내린 배럴당 30.05달러 에 거래됐다. 지난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