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정 연구원은 "2019년 9월 말 기준 미국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자산 규모는 23조 3,191억 달러(원화 2경 8,710조원)로 매년 3.2%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은행이 보유하는 대출자산 비중이 전체 37%를 차지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비은행 금융기관이 보유하는 대출자산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은행의 고유 위험들이 다양한 금융기관으로 이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자산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금융규제 강화로 은행권의 위험 자산 증가가 제한되고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차주들에게 우호적인 대출 환경이 조성되면서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보험회사나 증권회사들의 대출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이 보유하는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손 연구원은 "비은행 금융기관 중 결국 신용조합과 보험사에 대한 모니터링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양한 금융기관과 투자자가 대출 자산을 보유하면서 위험이 분산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자산은 상대적으로 엄격한 금융규제를 적용 받는 은행에 비해 높은 대출 금리를 수취하는 만큼 차주(기업, 가계)의 신용도가 낮고, 대출 목적이 투자 위험이 높은 사업과 연관되어 있거나 담보의 가치가 떨어지는 대출의 비중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투기등급대출인 레버리지론 비중을 축소했고 주택담보대출 중에서도 신용도가 높은 점보론을 보유하면서 위험을 줄였다. 그러나 비은행 금융기관 중 대출자산 보유가 가장 크게 증가한 신용조합은 금융위기 이후 오토론과 부동산 대출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보험사는 투자를 위한 대출 구매로 대출 자산 보유가 크게 증가했다.
손 연구원은 "은행권 대출 기준 강화로 비은행권 대출 증가 지속이 예상된다"면서 오토론, 신용카드론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0년 2월 발표된 미 연준의 은행 대출태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들은 채무 불이행 증가 등으로 대출 성과가 과거에 비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인 대출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손 연구원은 "특히 가계대출 내 오토론과 신용카드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응답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 부분의 대출 수요는 비은행 금융기관에 더욱 쏠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오토론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신용조합 대출자산 증가에 크게 기여해오면서 신용조합이 이미 전체 오토론 잔액의 약 28%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향후 신용조합의 오토론 증가 및 부실 확대 추이, 은행 대출태도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발생 여부(리스/캐피탈 기업의 대출 증가), 은행권의 카드론 부실화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관련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