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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늘어나는 장기국채 발행비중..물량부담은 일드 커브를 세울 수 있을까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1-3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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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늘어나는 장기국채 발행비중..물량부담은 일드 커브를 세울 수 있을까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향후 장기국채 발행 확대 등으로 일드 커브가 스티프닝될 수 있다는 기대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 상황이나 수급 구조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커브가 가시적으로 서는 것은 어렵다는 진단들도 동시에 보인다.

작년 말 기재부가 일드 커브 정상화를 거론하기도 한 가운데 2월 국고채 발행계획에선 장기물 비중이 늘어났다.

2월엔 국고50년이 상당량 발행되지만 20년물 발행만 1월보다 줄어들었고 나머지 만기구간 발행량은 1월 이상이었다.

■ 늘어난 장기채 발행 비중

전날 기재부가 발표한 2월 국고채발행물량 예정물량을 보면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11.1조원 발행이 예정돼 있다. 이는 1월 발행계획 당시의 물량 10.4조원보다 7천억원 더 늘어나는 것이다.

만기물별로 보면 국고3년 2.2조원, 국고5년 2.1조원, 국고10년 2.7조원, 국고20년 0.65조원, 국고30년 2.7조원, 국고50년 0.75조원이 발행될 예정이다.

1월에 비해 국고5년이 1천억원, 국고10년이 1천억원 늘어났고 국고20년물이 2500억원 줄어들었다. 짝수달을 맞아 1월에 발행하지 않았던 국고50년물 7500억원이 발행될 예정이다.

정부가 국고50년물 발행규모를 5천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크게 늘린 게 눈에 띈다.

또 올해 들어 국고채 월 발행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서면서 발행규모가 한 단계 늘어난 가운데 수급이 미칠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A 보험사 관계자는 "일단 커브가 좀 설 수 있는 환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긴 구간 금리가 조금 더 올라 초장기 구간의 스프레드가 다소 정상화되면 매수 욕구가 커질 것으로 봤다.

■ 물량 확대와 커브 스티프닝 가능성..그럼에도 '구조적인' 스티프닝 한계엔 공감

장단기 스프레드가 좁다고 보는 쪽에선 일드 커브가 좀 일어설 수 있다고 보지만, 구조적인 한계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현재 일드 커브는 약간 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후 1시 10분 현재 국고3년이 1.30%, 국고10년이 1.56% 수준이다. 10-3년 스프레드가 25bp를 약간 넘는 정도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초장기물과 10년의 금리차가 거의 없다. 초장기 커브는 상황에 국고30년은 1.58% 수준으로 10년 금리와의 거리는 2bp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모습은 미국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미국 국채10년물 금리는 1.59%, 30년 수익률은 2.05%를 기록 중이다. 30년-10년 스프레드가 45bp에 달한다.

다만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 등의 금리는 우리보다 크게 낮은 레벨에서 등락하고 있다.
채권 운용자들은 한국의 구조적 특징을 감안하면서 향후 커브 스티프닝의 룸을 가늠하고 있는 중이다.

B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10-3년 스프레드는 25~35bp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면서 "30년-10년은 -5~+5bp 사이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커브가 대폭 스팁되기는 어렵다. 많이 잡아도 10년-3년 35bp가 스프레드의 상단"이라며 "다만 현재 스프레드 상에서는 스팁 쪽에 조금 무게가 실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차 확대 가능성을 보면서도 수급 등 구조적인 한계나 경기 상황 때문에 매끈하고 교과서적인 정상 커브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수년간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보험사들의 듀레이션 확대 수요가 장기구간 금리 상승을 제어하고 있는 데다 추세적으로 보면 한국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커브가 좀더 설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우한 바이러스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서 커브 스팁도 한계가 있다"고 풀이했다.

경기회복 본격화 등으로 전반적인 금리가 상승 국면에 진입해야 장단기 스프레드가 보다 가시적인 확대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채권 강세론자들, 물량효과 한계 거론하면서 커브 눌림 예상하기도

올해 적자국채가 대폭 늘어나면서 항시적인 수급 부담을 감안해야 한다는 인식은 남아 있다.

적자국채가 60조원 수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배 가량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남아 있는 것이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올해 국고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 물량에는 계속 신경이 쓰인다"면서 "일드 커브는 더 설 수 있으며, 2월 수급도 쉽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월 국채발행을 '할 만 했다'고 평가하면서 채권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쪽에서 물량 부담이 과장이라고 본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1월 입찰을 통해 확인하지 않았나"라면서 "국고채 물량 때문에 커브가 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바뀐 게 없는데 다시 2월 물량 때문에 커브가 추세적으로 스팁된다고 보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면서 "그보다는 1월의 늘어난 물량이 커브 눌림을 막아주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진단했다.

작년보다 한층 늘어난 발행물량에 따른 수급 부담이 없다는 게 아니라 그나마 이 물량 때문에 채권 커브가 덜 평탄화됐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딜러는 "이 정도의 강세장이면 사실 커브가 더 눌려야 정상이다. 물량 때문에 덜 눌린 것"이라며 "만약 2월 국고채 입찰이 진행되면서 수급 부담이라는 게 별 것 아니라는 게 판명된다면 커브가 확 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커브 스티프닝이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평가도 보인다. 입찰 때 시장이 긴장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수익률 곡선이 제대로 일어서 보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F 딜러는 "국발계 때문에 커브가 섰다고 치자. 그러면 매수하는 게 낫다"면서 "사실 별로 설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커브는 입찰 즈음해 좀 서 보려다가 마는 양상이다. 오히려 향후 더 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사실 국내 1.5%대 금리 역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너무 높은 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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