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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트렌드] 올 한 해의 기억, 글로 기록하는 방법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2-08 20:47 최종수정 : 2019-12-08 20:53

[시니어 트렌드] 올 한 해의 기억, 글로 기록하는 방법들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좋은 글쓰기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글로 남은 시니어의 삶은 다른 누군가에게 삶의 지혜와 감동을 주지만, 사실 자신의 삶을 글로 기록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에게 좋은 일이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내 눈에 무엇이 보이며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기 위해” 글을 쓴다는 미국의 소설가 존 디 디온의 말처럼 지나온 삶을 막연히 떠올리는 것과 그것을 글로 세세히 적어 눈으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전부 안다고 생각했던 사건도 낱말과 문장으로 하나하나 풀어가다 보면 그동안 미처 몰랐던 이야기, 전혀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틀린 그림을 찾기 위해 비슷한 2개의 그림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피는 것처럼 삶을 글로 기록한다는 것은 머릿속에 그려진 ‘나’와 실제 세상을 살아온 ‘나’가 마주 서서 서로의 퍼즐을 맞추는 일인 셈이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 자신의 삶을 온전히 들여다보려면 일상생활에 대한 쫓김 없이 한자리에 머물며 차분히 생각에 잠기는 여유가 필수다. 그리고 이것이 은퇴 후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니어에게 글쓰기를 권하는 이유기도 하다.

삶을 기록하는 몇 가지 방법

삶의 궤적이 모두 다르듯 사람마다 적합한 글의 형태도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탄생부터 지금까지 일대기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사건에 따른 이야기의 경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오직 글쓰기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에 사진, 그림, 영상 등을 더해 다채롭게 기록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작법서 등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평소 자신의 성향을 살펴 적절한 글쓰기 방법을 선택해야 오래도록 지치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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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연대기로 쓰기

유아기, 청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등 생애 주기를 따라 삶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시간 순으로 자신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되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대기 형식의 글쓰기에서 핵심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생애 주기마다 있었던 사건을 촘촘히 정리해야 한다는 것. 글은 문장과 문장이 꼬리를 물며 순서대로 이어지지만, 기억은 세 번째 사건이 첫 번째 사건보다 먼저 생각나기도 하고, 이 일이 첫 번째 사건이라 믿었는데 계속 생각하다 보니 그 이전에 있었던 다른 일이 뒤늦게 떠오르는 등 정확한 순서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때 평소 쓰던 다이어리나 일기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되는데, 이런 것이 없다면 생애 주기를 표 형태로 만들어 기억나는 사건을 그때그때 채워가며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전공 분야나 취미, 관심사 등을 중심으로 쓰는 것도 흥미로운 글쓰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이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 아는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자료 조사나 취재 없이도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

똑같이 축구를 좋아해도 직접 경기를 뛰는 사람과 경기를 보는 사람의 이야기는 천지 차이인 것처럼 소재나 주제에 따라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도 큰 매력이다.

② 편지 혹은 일기로 쓰기

삶 전체를 꿰어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는 것이 도통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편지나 일기 형태의 글쓰기를 추천한다. 글의 구성이나 분량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그 대신 꾸준해야 하므로 단 한 줄이라도 부지런히 주기적으로 써야 한다.

그래야만 기록으로서 가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탄압을 피해 숨어 지낸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키티’라는 가상의 상대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설정으로 <안네의 일기>를 쓴 것처럼 자신만의 한 가지 틀을 만들어 편지나 일기 쓰기에 적용하면, 막연한 감정 상태나 불필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③ SNS에 쓰기

최근 출간된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불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 고(故) 황현산 선생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트위터에 남긴 글을 모은 책이다.

SNS에 남아 있던 문화와 예술, 정치, 경제에 이르는 선생의 폭넓은 사유와 평소 즐기던 농담, 한탄이나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책에 담겼다.

SNS는 글자 수가 한정되거나 이미지와 글을 꼭 함께 갖춰야 하는 등 양식이 정해져 있어 처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또 관심 있게 읽은 기사 링크를 공유하기만 해도 자신을 드러낼 수 있으며, 스마트폰 하나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 올린 글에 대해 지인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도 SNS 글쓰기의 강점이다.

만일 불특정 다수에게 글을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비공개로 전환할 수도 있으니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접근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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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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