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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19년 한은 창립일 이주열 총재의 발언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6-12 11:13

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의 창립기념사로 이자율 시장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고조됐다.

그간 연내 인하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시장은 인하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음을 생각하고 있다.

이 총재의 태도가 누그러졌다고 보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는 것이다.

■ '상황 변화 따른 대응' 발언, 금리 인하 기대감 고취시켜

12일 이주열 총재는 창립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자본유출입 등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도 함께 고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재의 '상황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 발언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도 맞장구를 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홍 부총리는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말은 완화적 기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전되게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념사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 "기념사에 나와 있는 그대로 해석하시라. 거기에 덧붙이고 할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주변 환경이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은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반도체 경기는 당초 예상보다 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중 협의, 6월 서밋 등을 지켜봐야 하지만, 당장은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는 듯하다는 소회를 피력했다.

■ 금리인하 시점, 10월 혹은 11월 아니라 7월 혹은 8월이 될까..복수 인하 기대감도

이날 이자율 시장은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이 총재의 창립기념사가 한은의 변화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 총재가 이전에는 신중한 발언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하지만 이날 기념사에선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돼 융통적인 통화정책 운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 총재의 대내외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발언은 이전까지의 매파적인 스탠스와 비교할 때 상당히 달리진 느낌으로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홍 부총리도 맞장구를 쳤고 금리인하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자율 시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4분기 정도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 대내외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인하 시기가 빨라지고 금리 인하 횟수도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강화됐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7월 인하도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이주열, 홍남기 두 사람의 발언은 이 정부 당정청이 초조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내 금리 50bp 인하도 가능하해 보인다. 채권 운용자로서 금리가 거의 다 온 게 아닌지 의심했는데, 더 갈 듯하다. 기준금리 1.25%면 국고3년이 1.35%로 가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에 맞서지 마라'는 금융시장에 던지는 유명한 경고 발언이 있지만, 실제 현실은 반드시 이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엔 '시장에 맞서지 마라'는 중앙은행에 대한 금융시장의 경고 발언이 인기를 얻는 측면도 있다.

이 매니저는 "최근 금통위까지 이주열 총재 발언을 귀담아 들은 사람들은 재미를 못 봤을 것"이라며 "이 총재의 멘트 대로 운용했으면 대실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 시장 반응 과도하면서 4분기 인하 '적절' 반응들도

다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만큼 4분기 정도의 인하가 적절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많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합리적으로 따지면 10월 17일 인하가 가장 무난해 보인다"면서 "7월은 금리인하를 해 버리면 이 총재가 그간 말장난을 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8월 30일일도 사실 너무 빠르긴 한데, 한은의 스탠스 변화가 빠르다고 가능하면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한은 창립사 당시 이주열 총재의 발언을 상기하는 모습도 있었다.

지난 2017년 6월 12일 한국은행의 67번째 창립기념일에서도 이주열 한은 총재는 변화의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당시 이 총재는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변화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특히 총재가 사용한 '통화완화 정도 조정'은 수년간 들어보지 못한 메시지여서 파장이 컸다.

이후 금리인상 기대감이 강해졌으며, 한은은 그 해 11월 6년 5개월만에 금리를 올렸다. '완화정도의 조정' 문구는 통화정책방향문에 상당기간 자리를 잡고 있다가 올해 들어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 당시 총재의 발언 후 금리 인상까지 5개월 가량이 걸렸다.

E 은행의 한 딜러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날 한은 총재의 '상황에 따른 대응'이 당장 올 여름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창립기념사 때의 발언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한은이 움직이는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고3년물 금리는 11시 8분 현재 1.504%를 기록 중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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