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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채권 삼킨 외국인과 2차례 금리인하 반영한 레벨에 관한 고민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6-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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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5월 이후 국고채 금리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5월 이후 국고채 금리 흐름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국고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1.75%)와의 역전폭을 20bp 이상으로 확대했다.

국고3년물 금리가 1.5%로 향해 내려가면서 금리 인하를 복수로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도 많아졌다.

금리가 이렇게 낮아진 데엔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을 가리지 않고 채권을 샀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국내 투자자들은 언제부터인가 '만성적인' 레벨 부담을 거론했으나 금리 하단은 계속해서 낮아졌다.

다만 국고3년 금리가 기준금리를 금리인하폭(25bp) 만큼 밑돌게 되면서 부담은 더욱 확대된 상황이다.

■ 금리 역전폭 확대를 주도한 외국인

지난 달 금융감독원의 결제기준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 규모는 7조 76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5월에 11.3조원 매수하고 1.5조원을 매도했다. 즉 외인이 9.74조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만기상환 규모가 2.7조원 수준이었다.

잔존만기 1~5년미만(4.0조원), 1년미만(1.7조원), 5년이상(1.3조원)에서 모두 순투자했다.

외국인이 5월에 주식을 2조 9170억원 순매도했으나 채권을 7조원 넘게 순투자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순투자한 규모는 4조 159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의 지난달 말 기준 한국 채권 보유규모는 119조 2020억원으로 불어났다. 외국인이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금리인하 기대감, 차익거래 메리트 등으로 한국 채권을 순매수하면서 상장채권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7%로 높아졌다. 이는 한달만에 무려 0.4%p나 커진 것이다. 올해 1~4월 외국인 비중은 6.3~6.4% 사이였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 행진은 6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까지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고채를 2조원 가까이 순투자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지난달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을 합쳐 한국 채권을 15조원 넘게 순투자했다"면서 "어마어마하게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권사 등이 포지션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로 금리는 낮아지고 국내는 이익 기회의 상당분을 외국인에게 헌납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5만 계약 가까이 대거 순매수했다. 10년 선물도 3만계약 가까이 순매수하는 등 게걸스럽게 한국 채권을 삼켰다.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의 매수 공세가 좀 누그러진 측면이 있으나 여전히 매수세가 우위에 있다.

■ 금리 2차례 인하 반영했다는 평가들과 한층 더 커진 레벨 부담

외국인 매수로 금리가 저점 경신흐름을 이어가면서 지금의 레벨이 정당화되기 위해선 단발적인 금리 인하가 아니라 머지 않은 시기 내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많다.

한국은행의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가 5월 금리결정회의까지 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스탠스를 피력했지만, 대내외 경기여건 악화로 외인 매수가 지속되면서 금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더 빠졌다.

결국 외국인 수급과 대내외 여건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며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6월 4일 연준의장 파월의 발언은 금리인하 시사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연준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인내심'도 서서히 바닥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일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는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비농업취업자수가 예상인 18만명보다 10만명 가량 적은 7만 5천명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러다보니 당장(7월 정도)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주장들도 적지 않게 나왔다.

금리 레벨 부담이 더욱 커진 가운데 통화당국의 발언을 신뢰하는 게 투자의 큰 위험이라면서 조심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일단 두 복수의 금리인하를 선반영했다는 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와의 격차가 26~35bp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두 차례 이상의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가 금리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나 향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한 차례 인하에 그친다면 금리의 반등 리스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한은은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까지 내린 바 있다. 지금의 기준금리는 그 때보다 50bp 가량 높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보다 30bp 내외로 높은 수준이어서 '미래의' 금리인하를 적극 반영한 상황이다.

신 연구원은 "과거 금리인하 전환시 한은의 금리인하가 한 차례에 그친 적도 없지만 금리인하에 신중한 한은 입장을 고려하면 과도한 쏠림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2차례, 미국이 3차례 금리인하를 반영했다는 식의 평가가 적지 않지만, 주변 분위기와 외국인 매수세가 거세다 보니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기 어려워 하는 모습도 많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많이 반영돼 있는 상황이 개운치 않다는 인식은 강한 편이다. 특히 국고3년 금리가 1.5%보다 살짝 높은 수준까지 내려와 있는 상황에서 향후 1.5% 아래 레벨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은 연구원은 "5월 회의까지 한은이 금융안정을 이유로 금리인하에 신중론을 유지했지만 시장의 기대는 이미 1차례가 아닌 2차례 인하 기대를 반영했다"면서 "기준금리 1.25%를 100% 인정해야 국고3년이 1.50% 아래에서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금리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1분기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시장의 유력한 관점이라고 본다면 '인하 부재 시의 역캐리 부담'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 국고3년 1.4%대 공략도 가능할까..레벨 부담과 매도 위험성 동시 고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여기서 추가로 매수 하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어져온 강세 트렌드를 역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동시에 토로하고 있다.

보험사의 한 매니저는 "숏을 하기엔 부담이지만 사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트렌드가 어쨌든 롱인데, 시장의 결 반대로 해서 다치는 것에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중 무역분쟁도 어쨌든 좀 봉합을 시도하기는 할 듯하다. 또 국고3년 1.4%대는 너무 무리한다는 느낌을 주는 레벨"이라고 말했다.

다만 레벨 부담에도 불구하고 강세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닌 데다 매도 대응의 위험성을 떨치기 어렵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조금만 삐그덕거리면 국고3년이 1.4%대를 트라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의 흐름이 과도하다고 해도 매도 대응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레벨이 낮아져야 매도가 나올지 가늠이 안된다. 대부분 팔아버리면 대안이 없다는 쪽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현선물 매수, IRS 오퍼를 지속해 온 가운데 외국인의 움직임은 계속 관건이다. IRS 금리는 3년 이상 테너가 모두 1.4%대를 기록 중이다.

다만 최근 며칠간은 위험자산 반등 조짐 등으로 채권 롱 무드는 이전보다 다소 사그라들었다.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요새 역외 외국인은 이전처럼 오퍼가 강한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나오기도 한다"면서 "근래엔 안전자산선호 일방의 흐름이 아니다 보니 오퍼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레벨들도 한 단계 더 낮아진 상황이다 보니 외인들도 이전보다는 잠잠한 면이 있다. 아직까지는 또 기준금리 2차례 인하 얘기를 하는 게 성급한 측면도 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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