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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년 10개월만에..그리고 13번 연속으로 금리 내린 호주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6-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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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호주중앙은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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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호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남짓한 기간 중 가장 극적으로 금리가 낮아진 국가 중 하나다.

2011년부터 이어진 호주의 금리인하 사이클 속에 기준금리는 역사적 저점을 갈아 치우고 있다.
호주는 지난 2016년 8월 2일 기준금리를 1.5%로 내린 뒤 3년 가까이 이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날 다시 인하 사이클 가동을 알렸다.

■ 호주, 올해 성장 2.75%, 근원 인플레 1.75% 예상하면서 금리 내려

호주 중앙은행(RBA)은 4일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25bp 인하했다. 호주 정책금리는 이제 새로운 역사적 저점 1.25%에서 한 동안 움직이게 된다.

글로벌 무역전쟁 지속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를 내린 것이며, 금융시장의 다수는 호주가 이날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RBA는 "고용 성장을 뒷받침하고 인플레이션이 중기 타겟 수준에 부합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금리를 내린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선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하방 리스크가 증가되고는 있지만 적정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역 신장세 둔화 속에 불확실성이 커져 많은 나라의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수 선진국에선 물가 상승이 제한된 가운데 낮은 실업률이 이어지고 임금 상승률이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글로벌 금융상황이 완화적인 가운데 장기물 채권 금리와 리스크 프리미엄은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RBA는 또 호주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2.75%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인프라투자 확대, 원자재 부문 활성화 등을 근거로 들었다.

호주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은 가계 소비와 관련된다고 밝혔다. 낮은 임금 인상률, 주택가격 하락 등이 소비를 제약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플레이션 결과치는 예상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다수 경제부문 내 인플레 압력이 제한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율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RBA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올해 1.75% 내년에는 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RBA는 이번 금리인하가 실업률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RBA는 향후 고용시장 동향을 더욱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중기 물가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 13차례 연속으로 금리 내린 RBA..추가 인하 기대도

호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폭으로 금리를 내린 나라 중 하나다.

호주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는 직전인 2008년 9월 2일 기준금리를 25bp 올렸으며 당시 호주의 기준금리는 무려 7.00%였다.

하지만 리먼 사태 직후인 그해 10월 6일엔 금리를 100bp 전격 인하했다. 이후 11월엔 75bp, 12월엔 100bp를 더 내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호주 기준금리는 2009년 3월 3%로 낮아졌다. 당시 불과 6개월만에 정책금리를 400bp나 내렸던 것이다.

이후 2009~2010년 금리를 올렸으나 2011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금리를 내리고 있다.

RBA는 2011년 10월 기준금리를 4.5%로 25bp 낮춘 뒤 이날까지 13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호주가 2년 10개월만에 기준금리에 손을 대면서 향후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들도 적지 않다.

최근 JP모간은 호주 중앙은행이 내년 중반까지 4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이 들어 맞는다면 향후 호주 기준금리는 0.5%까지 낮아질 수 있다.

일단 금융시장에선 RBA가 9월까지 기준금리를 1%로 내릴 것이란 기대가 강하다.

■ 호주의 예견됐던 이벤트 결과..한국 금리 인하 자극할 수 있을까

호주의 금리인하가 금융시장에선 광범위하게 예견됐던 만큼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호주 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1.45%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이후 1.50% 근처에서 등락 중이다. 2년 국채 금리는 1.12%대를 나타내면서 추가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예견된 이벤트였던 만큼 호주 달러의 변동도 제한적이었다.

국내 이자율 시장은 최근 호주의 물가지표 발표나 통화정책 스탠스 전환을 알리는 재료들을 반영해왔다.

이날 호주의 금리인하가 발표되자 국내 채권금리는 약간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예상이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강세 재료로 작용하기는 어려웠다는 진단이다.

다만 호주의 이번 13번째 인하가 인하 사이클의 재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국내 금리 하락엔 호주의 인하 기대도 약간 영향을 미쳤다. 호주가 얼마나 더 추가로 인하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라며 "주변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지표를 보면 한국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호주의 성장률이나 물가 목표 수치를 감안할 때 RBA는 더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GDP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0.1%p 하향 수정된 -0.4%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째 0%대를 이어갔으며, 근원 물가는 상승률이 더 낮아졌다.

광의의 물가라고 할 수 있는 GDP 디플레이터는 올해 1분기에 전년비 0.5% 하락해 2006년 1분기(-0.7%) 이후 52분기만에 최저였다.

하지만 국내의 경기와 물가 상황만 보면 금리인하가 타당하지만, 금융안정 문제 때문에 한은이 쉽게 금리를 내린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들도 있다. 한국은행의 경우 금융안정, 즉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 때문에 성장률과 물가만 보고 금리를 내리기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금통위에서 이 총재가 다시 금융안정 문제를 강조했다"면서 "호주는 주택가격 하락이 나타났던 곳인 반면 국내는 서울 부동산 급등 뒤 현재도 안심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금리정책과 관련해선 대외 요인과 국내 특수 상황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 대외에서 금리 인하 압력을 계속 넣는 가운데 한은이 버티려고 하는 모습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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