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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하락폭 줄이다가 재차 고꾸라진 한국 수출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6-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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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국내 20대 수출품목의 수출 증가율

자료=국내 20대 수출품목의 수출 증가율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수출 증가율이 올해 2월 저점을 찍고 반등하나 했지만 결국 다시 고꾸라졌다.

한국의 5월 수출은 9.4% 감소한 459.1억 달러, 수입은 1.9% 줄어든 436.4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올해 2월 11.4%까지 급락한 뒤 하락률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3월 8.3%, 4월 2.0% 감소해 개선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5월에 9.4% 하락하면서 다시 우려를 키웠다.

수출의 감소세가 지난 2월을 저점으로 개선되고 있었으나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개선흐름이 꺾이고 말았다.

■ 수출 개선 기대감 꺾은 5월 수치..품목별로 반도체, 지역별로 중국 영향 지대

5월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반도체 업황 부진(-30.5%),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하락세(-20.1%)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은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수출국가들에게도 상처를 입히고 있다.
최근까지 한국을 포함해 수출 국가들이 대부분 마이너스 증가세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까지 중국, 영국을 제외한 세계 수출 10대국도 감소 추세에 있으며 4월의 경우 중국(-2.7%) 일본(-2.4%) 대만(-3.3%) 등도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내 수출 반등을 가로 막는 업종은 반도체다. 반도체의 수출 감소율이 30%를 넘다보니 전반적인 수출이 마이너스 폭을 키운 것이다.

반도체 단가 하락과 글로벌 IT 기업 데이터 센터의 재고조정, 스마트폰 수요 정체, 기저효과(작년 5월 44.4%) 등으로 반도체 수출은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수출 부진도 두드러졌다. 석유화학은 16.2% 감소했다. 역시 중국 수요 부진, 수출 단가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국내 수출이 부진한 품목을 보면 무선통신기기(-32.2%), 컴퓨터(-27.2%), 디스플레이(-13.4%), 로봇(-12.6%), 석유제품(-9.2%), 철강(-7.6%), 자동차부품(-7.5%) 등이 있다.

단가 하락이 미친 영향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통관기준 수출액에서 중량기준 수출물량(5월 전년대비 +0.7%)을 나눈 수출단가는 전년대비 10.1% 하락했다. 이는 3월(-7.5%), 4월(-4.2%) 보다 단가 하락이 심화된 것이다.

DRAM(8Gb, 전년대비 -57.3%)과 NAND(128Gb, -24.6%) 등 주력 반도체 제품가격의 하락 속도가 가팔았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의 조정도 두드러졌다. 두바이유(-6.8%), 화학 수출단가(-14.0%), 철강재 수출단가(-6.6%) 등이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자동차·선박 등이 두 자릿수 증가율로 선전한 점 등은 위안을 주고 있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한국 수출의 주력 품목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자동차(+13.6%), 선박(+44.5%), 일반기계(+5.0%)등 다른 주력품목은 선전했고 이차전지(+5.2%), 디스플레이 품목 내의 OLED(+3.7%) 등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중국(-20.1%), EU(-12.6%)에 대한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대중국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속에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가 가미된 데 따른 통상 여건 악화, 글로벌 교역량 하락과 제조업 경기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

EU에 대한 수출은 이 지역의 맹주 독일의 제조업 부진과 성장률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도 4.0% 감소했다.

반면 미국에 대한 수출이 6.0% 늘어나고 CIS 지역에 대한 수출도 38.8% 증가했다. 인도에 대한 수출도 3.6% 증가했다.

■ 미중 갈등에 타격 입은 한국 수출..늦춰지는 수출경기 바닥과 희망 찾기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피해를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보고 있는 국가다.

5월 수출이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보이면서 하락폭을 다시 확대하면서 수출 바닥에 대한 기대감은 누그러졌다.

일평균 수출은 전년대비 16.2% 감소(선박제외)하며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가장 부진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수출 감소율이 컸던 이유는 수출단가 하락세가 가팔랐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품가격의 속락, 국제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의 조정이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에 충격을 가했다.

한국의 수출 감소세는 6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1.9%)을 크게 상회하면서 무역수지 흑자도 대폭 줄어들었다. 무역수지 흑자행진이 88개월 동안 이어졌지만, 5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2.7억달러 수준에 그쳐 작년 5월(62.3억달러)의 1/3 수준을 겨우 넘는 정도로 축소됐다.

최근엔 4월 국제수지가 조만간 발표되는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있다. 4월엔 외국인에 대한 배당 때문에 전통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되긴 하지만, 5월 무역수지 상황을 보면 향후 상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아무튼 작년 10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뒤 한국의 수출 상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분기 수출은 전분기에 비해 7.1% 줄어 들어 다른 나라과 비교해도 가장 두드러진 편이다.

한국의 교역 1,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 수출경기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수출은 아직 바닥이 아니다"라면서 한국 수출의 바닥통과 조건으로 △ 미중 무역부쟁의 봉합과 중국의 경기 추가 부양 △ 국제유가 안정 △ 반도체 가격 하락 진정을 꼽았다.

그는 특히 반도체와 관련해 "2분기 들어 반도체 가격은 수요자들의 구매 지연과 생산자 공급/재고과잉이 맞물리며 1분기에 준하는 하락세를 시현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가격의 전년대비 감소폭이 가장 커지는 시점을 3분기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가격 하락 요인들이 가격 조정의 골을 얼마나 깊게 만들 지 여부가 수출 바닥 확인 과정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안기태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경기 저점이 지연되고 인민은행이 2월부터 5월 중순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한국 수출은 낙폭 축소를 이어가지 못했다"면서 "7월~8월은 계절적으로 수출 비수기에 진입하므로 수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9월 이후로 지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IT 경기가 약하게나마 회복되고 있지만, 주로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연결되고 메모리 반도체까지는 확산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석유화학 수출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는 중국 제조업 PMI인데, 이는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상관계수가 0.6으로 높다"면서 "인민은행은 작년 12월~올해 1월에 단기자금시장에서 6,800억 위안을 공급하더니 이후 5월 중순까지는 5,800억 위안을 도리어 회수했다"고 지적했다.

낙폭을 줄이면서 올라오던 한국 수출의 기세가 다시 꺾이면서 수출경기 바닥 확인 시점은 늦춰지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수출 물량이 5월에 0.7% 늘어나 4월(+2.3%)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간 것을 들 수 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도 금통위 때 수출 물량의 증가를 긍정적인 요인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은 반도체 가격하락이 대부분을 설명한다. 또 수출 부진이 여타 품목까지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면서 "일단 2~3분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을 -30% 내외로 추정하고 있으며, 4분기 중 소폭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원/달러 환율 수준이 유지된다면 하반기 수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 수출은 2~3분기에 전년비 -7%, 4분기에 +2%로 반전하면서 연간으로 -3%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타결 지연 등 글로벌 교역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수출은 이 전망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래프=최근 수출 물량과 단가 증가율 추이

그래프=최근 수출 물량과 단가 증가율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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