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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주열 총재·조동철 위원의 '확증편향'과 세가지 목소리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3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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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아란 기자, 금통위 회의 시작 전 모습

사진=한아란 기자, 금통위 회의 시작 전 모습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31일 금통위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 만장일치 동결과 인하 소수의견 출현 예상이 부딪혔던 가운데 조 위원은 결국 자기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소수의견은 소수의견일 뿐'이라며 자신의 발언은 금통위 다수를 대변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총재는 과거와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이자율 시장은 한은 총재의 목소리를 평가절하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 이주열 총재 '여전히 인하 말할 때 아니다'..소수의견 의미 절하시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동결 뒤 가진 언론간담회에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나타냈고, 조금 낙관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지만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해서 보면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 측면에서 볼 때 1분기 성장률은 부진했으나 앞으로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 정도가 완화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힘입어 성장흐름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재는 "낮은 물가 오름세는 정부 복지정책 영향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높아질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일각에서 우려하듯 디플레이션 등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밝혔다.

조동철 위원의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총재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 가계부채 증가율 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볼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가계부채는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율 둔화, 즉 '모멘텀'보다는 부채가 이미 크게 높아진 '상황'에 비중을 뒀다.

이날 이 총재 발언의 압권 중 하나는 조동철 위원의 소수의견에 대한 입장표명이었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 출현에 지나치게 무게를 둬선 안 된다는 관점을 노출했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이다. 한 사람의 의견"이라며 "제가 여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금통위 다수의 견해를 대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총재는 "그래서 금통위 시그널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평가절하했다.

■ 조동철, 동결과 인하 두가지 카드만 지닌 인물..시장 관심 끌며 인하 주장

조동철 위원은 2016년 금통위원이 된 이후 단 한번도 금리인상에 찬성한 점이 없으며, 동결과 인하 의견만 제시해 왔다.

2017년 11월 6년 5개월만의 금리인상 때와 2018년 11월 1년만의 금리인상 때 모두 인상에 반대했다.

일각에선 6월에 금리결정회의가 없다는 점, 7월 금리결정회의 때는 2분기 경기 상황을 얼추 파악하면서 금리 인하를 주장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을 내세워 조 위원이 한 템포 쉬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위원은 더 확인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인하 주장을 펼쳤다. 금융시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조동철 위원의 인하 주장 여부로 모아진 상황에서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조 위원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우리도 장기간에 걸쳐 목표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조 위원이 오랜기간 몸 담았던 친정인 KDI 쪽에서 낮은 물가 등을 거론하면서 사실상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도 했다.

■ 이자율 시장에선..이 총재, 조 위원의 '확증편향' 성향 비판하기도

이자율 시장에선 이주열 총재의 금리 인하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 총재가 금리 인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만 내세워 시장의 인하 기대감과 맞서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주열 총재 발언은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총재가 이렇게까지 말해도 채권시장은 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총재는 자기 확증편향, 즉 confirmation bias에 빠져 있는 듯하다"면서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하는 자료에만 의존하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자료는 폄하해 버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자율 시장은 증권사가 숏을 정리할 틈을 안 주고 움직였다. 조금만 밀려도 현물매수가 들어오니 결국 밀리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총재가 인하를 안 한다고 해도 시장은 믿지를 안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조동철 위원의 확층편향 또한 심하다는 주장도 보인다. 한은 총재와 조동철 위원 모두 자신의 믿음이 너무 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조동철 위원은 KDI에 근무할 때부터 금리 인하를 줄곧 주장해 온 사람"이라며 "그가 원하는 대로 내버려뒀으면 한국의 기준금리는 0% 근처까지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위원은 타고난 비둘기여서 상당히 편향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자기 신념이 지나친 인물"이라며 "다만 지금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그의 편이 늘어날 가능성은 커졌다"고 말했다.

아무튼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결국 한은도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외국인의 지속된 채권 매수가 이런 분위기를 강화시킨 측면도 크다.

■ 어찌됐든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속..한은 버티면 커브 눌림 심화 관점도 강해

이자율 시장에선 금통위가 금리인하에 거부감을 보이면 보일수록 시장에선 계속 일드 커브가 눌릴 수 밖에 없다는 인식도 많다.

한은이 단기구간을 컨트롤할 수 있지만, 장기 구간에선 손을 쓸 수 없는 만큼 결국 시장의 중앙은행에 대한 공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도 상당한 것이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이 총재는 확실히 금리인하에 부정적"이라며 "다만 주변 상황이 인하를 지지하는 만큼 한은이 버티면 버틸수록 일드 커브가 눌릴 수 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일단 소수의견 출연으로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한은 총재로 '대표되는' 금통위가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만큼 연내 인하를 자신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선물 허태오 연구원은 "다소 이른 신호지만 소수의견으로 향후 방향은 한층 뚜렷해졌다"면서 "4분기 중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선물의 허정인 연구원은 그러나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지속적으로 출회할 수는 있지만, 올해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반등 가능성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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