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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레벨과 외국인..그리고 비둘기파 위원들의 이해득실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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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리결정회의 시작 전 금통위 모습

사진=금리결정회의 시작 전 금통위 모습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29일 국내 채권시장에선 국고10년물 금리마저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만기 20년 이상 초장기 국채 금리는 모두 1.7%대로 진입했다.

국고3년 금리는 1.619%로 기준금리와의 거리를 더욱 벌였다. 국고5년물도 1.642%로 낮아져 기준금리와 역전폭을 10bp 이상으로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 구간 국채금리 역시 일제히 1.8%를 하회하면서 일드 커브를 눕히는 등 시장은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금통위를 현·선물, 장·단기물을 가리지 않고 매수에 열중했다.

이달 들어 전일까지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3조 3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했지만, 채권시장에선 6조원 넘게 순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 레벨부담..수급 흐름 보면서 차익실현이나 저가매수

전일 국고5년물마저 기준금리를 10bp 인상 밑돌고 10년 국채 금리마저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오자 채권시장에서 마치 금리가 인하된 것 같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국의 물가가 0% 상승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성장률은 미중분쟁이 봉합돼야 2%대 초반, 전면전으로 비화되면 1%대 이하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많다.

미중 양강이 미래의 먹거리, 즉 경제 패권을 두고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한국 채권을 쉬지 않고 사면서 금리를 내렸다.

시장이 이제 한은 금통위가 급락한 시장금리에 어떤 정당성을 부여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대외 분위기 흐름과 외국인 동향, 그리고 한은의 스탠스 확인을 통해 적절한 금리를 고민 중이다.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내일 금통위 소수의견 기대감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가격이 더 강해지면 단기적 매도 차익 실현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낫다"면서 "만장일치로 장이 밀리면 금리 수준에 따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차피 길게 보면 지금 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은 반감된다. 조만간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면 정책금리는 최소 1.25%까지는 봐야 한다"면서 "내년까지 강세 무드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예컨대 현재 1.6%대 초반인 국고3년이 소수의견으로 1.5%대로 진입할 때 팔고 만장일치 동결로 금리가 1.6%대 중후반으로 오를 때 사는 게 낫다는 관점이다.

최근 금리 레벨이 과도하게 기대감을 반영했다고 보는 쪽에선 한은의 스탠스에 따라서 장이 크게 밀릴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 금통위 전개에 따라 손절이나 익절 무드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금리 레벨을 보면 장은 거의 강해질 수 있는 최대한의 룸 근처로 온 듯하다. 금통위를 맞아 뒤늦게 매수한 쪽에서 손절을 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욕심을 내기보다는 외국인 등 투자자들의 매매에 크게 휘둘릴 수 있음을 감안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 외국인..대외 분위기 등 볼 때 포지션 크게 바꾸기 어려울 가능성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늘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하는 금통위여서 이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큰 관심이다.

다만 외국인이 금통위를 바로 앞두고도 특별히 팔자로 돌 기미가 안 보이는 데다 이들이 대외 분위기에 기대 매수 기조를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은 듯하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국인은 금통위 앞두고 적극 롱을 정리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면서 "미중 갈등이 실질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워 외국인도 롱 포지션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장일치냐, 소수냐에 베팅을 할 수 있지만 만장일치 동결이라도 장이 밀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리가 빠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 등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된 만큼 외국인이 한국을 특별한 케이스로 보기 어려워 롱 뷰를 이어갈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한국 이자율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과해 보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금리들이 가지 않은 길을 다시 시도하는 상황이어서 한국 채권시장에 대한 태도를 갑자기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관점도 있다.

D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외인이 단타 매매로 접근하는 것 같지 않다. 롱텀 뷰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면 팔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거의 롤오버를 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고 인하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인들이 태도를 크게 바꾸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 비둘기파 위원들..6월에 금리결정 없다는 점 어떻게 이용할까

이자율 시장이 소수의견 여부와 금리레벨, 외국인 동향 등에 따른 대응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비둘기파 위원'들도 자신들의 전략을 세웠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비둘기파 위원들이 6월엔 금리결정회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개인의 전략적인 관점에선 금통위 스케줄을 감안하는 게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 은행의 한 딜러는 "비둘기파들이 최근 금리결정회의 시스템 변화(3의 배수의 달엔 금리 결정 없음)와 다음달 금리결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듯하다"면서 "이런 점을 볼 때 이번엔 소수의견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다음달 금리결정이 없어 이번에 소수를 낼 이유가 없고 부담만 크다. 두달 후 2분기 데이터가 한은이 그간 했던 얘기처럼 잘 나온다면 인하론자들이 힘을 모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단 소수의견 가능성이 큰 위원(조동철·신인석)들은 자신들의 스탠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할 가능성이 있고 금통위원 개인의 '입지'를 생각할 때 모험을 하기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도 감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은행 딜러는 "예컨대 조동철 위원도 자신이 궁지에 빠지는 길을 택하는 사람은 아닐 듯하다. 지금 상황에선 소수의견이 나오면 역외의 공략으로 환율이 1200원 위로 튀게 된다. 이 경우 주식도 무조건 빠질 수 밖에 없다. 조 위원 입장에선 7월 정도에 신인석·임지원 위원과 목소리를 합쳐서 승부를 보는 게 더 나은 카드"라고 훈수를 뒀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 추경 관련 정치권 갈등, 글로벌 금리 하락 무드 등을 감안할 때 만장일치 동결이 되더라도 금리가 밀리는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아무튼 지금은 대외상황과 환율이 불안정하니 특별히 새로운 목소리를 내 봐야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인식이다.

F 증권사의 한 딜러는 "사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보면 소수의견이 나오는 게 맞아 보인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환율이 불안정하니 비둘기파들이 만장일치 동결에 찬성해 줘도 전혀 이상하지는 않다. 비둘기파들이 이와 관련한 비판을 의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이 소수의견과 만장일치 동결 시나리오를 모두 감안하고 접근해 온 만큼 상황이 크게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점도 적지 않다.

G 증권사의 한 딜러는 "만장일치 동결이 나오면 좀 밀리고 소수가 나오면 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소수가 나온다고 금리가 여기서 더 급락할 것도 아니고 만장일치 동결이라고 기준금리를 더 인상할 것도 아니다. 소수의견 여부가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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