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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독일·호주의 금리..그리고 외인의 한국채권 매수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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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중 무역분쟁 격화 분위기와 유럽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과 독일 국채 금리가 두드러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더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안잔자산선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유럽 정치 불안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중 미국은 아직 중국과 무역합의를 이룰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중국으로부터 아직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들(중국)은 합의하고 싶겠지만 우리는 아직 아니다"라면서 더 몰아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시장에선 미국채, 분트채 등 대표적인 안전자산들과 함께 통화완화를 시사한 호주의 금리 흐름도 관찰하고 있다.

■ 미국채 금리 2017년 하반기 이후 최저치 경신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수년간 미국채10년물 금리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수년간 미국채10년물 금리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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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 중국은 관영언론을 앞세워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방해하려한다거나 화웨이를 잔인하게 탄압 중이라는 언급을 하면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전략 무기인 희토류 카드까지 거론하면서 미국에 대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채시장의 금리는 급락했다. 안전자산선호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리가 저점을 어디까지 낮아질지 주목을 받고 있다.

간밤에 미국채 금리는 2017년 하반기 이후의 최저 레벨을 더 낮추면서 2.2%대까지 내려갔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14bp 급락한 2.261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4.6bp 내린 2.1119%에 자리했다.

■ 독일 금리 2016년의 신저점까지 노려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수년간 독일 국채10년물 금리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수년간 독일 국채10년물 금리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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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쪽 상황도 여의치 않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내 정치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이탈리아가 다시 금융시장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일단 EU와 이탈리아 간 재정수지 적자를 둘러싼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EU가 이탈리아 정부의 부채 관리 실패를 두고 징계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탈리아에 40억 달러(35억 유로) 규모의 벌금을 부과할 가능성 등도 거론된다.

EU의 재정규율에 비판적 입장이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이 지난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점도 EU와 이탈리아 충돌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탈리아의 신용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10년물 금리는 10.5bp 급등한 2.6854%로 올라갔다. 불과 이틀 전 2.5%대 중반에 걸쳐 있던 금리가 더 위로 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신용 리스크의 반대 쪽에 있는 독일의 금리는 두드러진 하락 중이다. 마이너스 금리 절대값이 최대치 근처로 커졌다.

독일 국채 금리는 2.93bp 하락한 -0.1618%로 하락했다. 마치 얼마 남지 않은 2016년의 저점을 뚫어보겠다는 듯이 하락하는 중이다.

독일-이탈리아 금리 스프레드가 다시 크게 확대되는 등 글로벌 안전자산선호는 지속되고 있다.

■ 호주 10년 금리, 기준금리 하향돌파 시도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수년간 호주 10년국채 금리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수년간 호주 10년국채 금리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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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상황도 한국 금융시장에서 주목을 크게 받고 있다. 한국과 비슷한 시간대에 위치한 호주의 채권과 외환 등 금융시장은 한국처럼 글로벌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수출 위주의 국가인 한국시장과 비슷한 측면이 적지 않은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비슷한 카테고리로 묶어서 접근할 때도 많아 주시할 수밖에 없다.

호주는 지난 2016년 8월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1.50%로 내린 뒤 2년 반 이상 금리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호주에선 10년 국채 금리마저 기준금리를 밑돌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호주 10년 금리는 오늘(29일) 현재 1.5%를 밑돌면서 1.4%대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주가 곧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란 관점은 최근 크게 강화됐다. 호주 금리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1.7%대 후반, 즉 1.8%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월초보다 30bp 가량 낮아진 채 1.5%를 밑돌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JP모간은 호주 중앙은행이 내년 중반까지 4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적극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기준금리가 0.5%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호주의 통화정책이나 소비자물가 등이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호주와 한국을 동일선상에서 보고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곤 했다.

■ 외국인의 거침 없는 매수..한은이 막는다면 장기물 최대한 누를 수도

국내 채권시장에선 이달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주식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MSCI 지수 이슈로 외국인이 팔았지만, 채권시장에선 대거 한국채권을 사고 있다.

5월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달 외국인의 한국채권 순투자 규모는 6조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28일 국채를 5393억원 순매수(순투자)하는 등 전일에도 한국 채권을 대거 샀다.

이번주 월, 화 이틀 동안 1조 4천억원 가까운 한국 채권 순투자를 기록했다. 만기 1년 이하 정도의 통안채를 9천억원 이상 담았고 국고채는 2년, 3년, 5년 내외 만기 등을 채웠다.

선물시장에선 금통위를 앞두고 매수 규모를 조율하는 듯한 모습도 나타나지만,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매수해 왔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국인들은 호주나 한국 등 비슷한 유형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면서 "호주 만큼 적극적인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한국도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국고3년 금리가 1.6%대 초반을 노리고 있고, 국고5년 금리도 기준금리(1.75%)와의 역전폭을 10bp 수준으로 확대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거부반응을 나타낸다면 일드 커브가 계속 눌릴 수 밖에 없다는 인식들도 보인다.

국고10년 금리는 1.76% 수준까지 내려와 이미 기준금리와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20년, 30년 등 더 긴 국채 금리들도 1.8%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한은이 금리를 내려주지 않으면 장단기 스프레드가 역전될 것이란 예상도 엿보인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금통위 소수의견이 없어도 장은 계속 갈 것"이라며 "소수의견이 없으면 2/10년 역전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소수의견이 있으면 장단기 스프레드가 박스를 보일 것이다. 증권사 쪽에서 역캐리를 거론하면서 장기물로 헤지 포지션을 구축하는데, 이들이 손절을 해야 이 강세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지금 분위기는 외국인과 맞장을 떠서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사 딜러는 "호주와 우리는 다른 점도 있지만 흐름을 같이 하는 면도 있다. 증권사는 포지션 관리 차원에서 매수를 좀 줄였다"면서 "아무튼 장은 레벨부담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역전쟁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당장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면 국고3년은 1.60%를 하향 돌파할 것으로 보이고 통당 등 2년 이하 채권 금리는 인하 없이 극단적으로 내려가긴 어렵다"면서 "3-10년은 계속 붙으려는 시도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계속 낮아지는 금리 수준..주식시장 더 흔들린다면..

이런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이제 2천선 하향 돌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주식시장에서도 한국의 낮아진 금리에 대해 놀라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국고3년 등이 역전됐지만, 한국의 장기 금리 수준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며 "채권시장의 플레이어들은 다들 한국의 미래가 없다고 보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주가지수 하단은 가늠하기 쉽지 않다. 화웨이 제재가 삼성전자에 호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다 망가지지 때문에 악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일 외국인이 MSCI 지수 이슈 때문에 한국 주식을 대거 팔고 수급 문제가 일단락되나 했다. 하지만 무역전쟁과 장 상황을 보면 주가지수 하단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가지수 2천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 압력이 지속되면 통화당국이나 정부가 좀 더 완화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인식도 엿보인다.

한 채권 딜러는 "주가지수 2천이 깨지면 금리인하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 지금은 주식이 금리를 끌고 내려가는 측면도 크다"면서 "주식시장 흐름은 금통위 소수의견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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