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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비둘기파들의 고향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2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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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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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2016년 4월.

금통위원들이 대거 바뀌었다. 그해 4월 21일부터 이일형·고승범·조동철·신인석 씨 등 무려 네 명이 신임 금통위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 시절 한 동안 금통위원 임기가 끝나면 정부는 이를 방치했다. 이후 금통위원 공석기간이 길어진 데 따른 비판이 지속됐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2016년 4월 금통위 절반이 새로운 인물로 채워지는 계기가 됐다.

당시 신임 금통위원들 가운데 이일형 위원은 매파적 성향, 나머지 3인은 비둘기 성향의 인물로 평가 받았다.

특히 KDI 칩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조동철 위원은 과거 금리 '동결과 인하'라는 두 가지 카드 밖에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강명헌 전 위원의 뒤를 이을 집비둘기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3년 남짓 전의 이런 평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일형 위원이 매파적 기질을 지속적으로 보여준 반면 조동철 위원은 금리인상 시 반대표를 던지면서 비둘기파의 얼굴 역할을 했다.

■ 3년 남짓 흐른 뒤..금통위원들, 사람 성향 쉽게 안 변한다는 사실 보여줘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금통위원 임명 후 7인의 위원들 사이에서 가장 도비시한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제 이들이 '언제' 금리인하 의견을 내면서 지금의 금통위 구도를 흔들지 주목받고 있다.

JP모간 서울지점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임지원 위원은 지난 해 5월 금통위원으로 입성했다.

임 위원은 정권 교체 뒤 국민경제자문회의의 경력을 추가한 뒤 금통위원 자리를 꿰찼다. 당시 많은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정부가 여성 위원 티오를 맞추기 위해 외국계지점 출신을 임명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기도 했었다. 아무튼 최근까지 금통위 내 목소리의 색깔은 굵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머지 두 명의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와 부총재다. 아주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얘기하면 금통위 내 한은의 지분은 2/7인 셈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금통위원이 되더라도 '한은맨'이 되기 보다는 과거 몸 담았던 조직의 목소리를 그대로 내는 경우들이 많았다. 또 금통위원들이 가진 기질적 특성도 금리 결정에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임 금통위원들은 취임 당시 주변에서 제기하는 '성향 평가'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곤 한다. 자신은 특정 성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들의 의견을 접하면서 주변 사람들은 '사람 성향은 바뀌지 않는다'는 오랜 진리에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 고향을 쉽게 등질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 KDI와 자본시장연구원, 비둘기파 위원들의 고향에선..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KDI와 자본시장연구원 등 비둘기파들의 고향에서 금리인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 주목하기도 한다.

KDI는 지난 주 22일 올해 성장률 전망을 2.4%, 소비자물가 전망을 0.7%로 제시하면서 "충분히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리를 내리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한은이 물가목표의 의미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를 종용한 것이다.

조동철 위원은 2008년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에 올랐으며, 그해 이명박 정부의 '집현전'으로 평가받기도 했던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2013년 한국개발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2016년 금통위원이 됐다.

KDI는 2010년대 금리인하 목소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냈던 국책연구기관이다. 조 위원은 금통위원으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고향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인석 위원도 KDI를 거친 인물이다. 신 위원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뒤 국민경제자문회의를 거친 뒤 2014년엔 자본시장연구원장이 됐다.

2016년 한국은행 금통위원으로 올 때 한은 내부에선 그의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 때문에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아무튼 신 위원도 비둘기 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 받았다. 신 위원은 중앙은행의 가장 큰 책무인 '물가 안정'을 강조하면서 오르지 못하는 물가를 걱정하고 있다.

신 위원이 원장을 역임한 자본시장연구원은 이날 경제전망을 하면서 올해 성장률 2.2%라는 우울한 수치를 제시했다.

특히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2.0%로 추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하반기 중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 단 2차례 인상으로 끝난 듯한 인상사이클..비둘기파들, 고향 목소리 담아낼까

한은이 2017년 11월 무려 6년 5개월만에 금리를 인상했지만, 이 인상사이클이 단 2차례의 금리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1월 1년만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렸지만 향후의 금리결정은 '인하'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채권 금리는 이미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모두 반영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외국인은 최근 복수의 금리 인하를 노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자율스왑시장에서 공격적인 오퍼를 했다.

이젠 작년 11월 한은의 금리인상 시 반대했던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언제 금통위의 만장일치 동결 구도에 균열을 가져올지 주목을 받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을 알릴 '소수의견'이 나올지 보는 것이다.

몸 담았던 고향에서 들려온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에 비둘기파 위원들이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만장일치에 좀더 무게를 두지만 소수의견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만장일치와 소수의견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시장엔 소수의견을 시기상조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소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KDI 등 주변에서 금리인하 목소리를 내고 있어 비둘기파들이 언제 결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이자율 시장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어렵다. 다만 소수의견은 분위기 상 나오는 게 정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선 소수가 안 나오는 게 더 이상하다. 문제는 총재가 오케이 하느냐 여부"라며 "채권가격은 이미 이런 상황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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