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중 무역분쟁, 여러 가능성 열려 있는 '치킨 게임'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13 15:22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자료=USTR 홈페이지, 대중국 관세 인상을 알리는 내용

자료=USTR 홈페이지, 대중국 관세 인상을 알리는 내용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주말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을 통해 중국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현지시간 일요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나 다른 사람이 2020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란 헛된 꿈을 꾸고 있다. 그들은 미국을 벗겨 먹길 원한다"고 적었다.
이 메시지를 적기 얼마 전엔 "중국은 최근 협상에서 너무 호되게 당하면서 내년 대선까지 기다렸다가 민주당이 승리하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경우 미국에서 연간 5000억 달러를 계속해서 뜯어낼 수 있을 테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민주당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경고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딜을 깨고 재협상을 시도했다는 점을 기억하라"면서 이번 '노딜'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게 돌렸다.

반면 중국 쪽은 이번 협상 결렬 책임이 미국에 있다면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 관세맨 트럼프의 자신감..중국에 투항 요구하는 강경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차기 정권을 감안하면서 협상에 임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넘어갈 리가 없다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때를 감안하고 협상을 하지만,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와 고용 수치를 달성한 트럼프 자신이 재선될 것임을 중국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 재선 후 협상이 진행된다면 그들에게 훨씬 불리한 합의가 예상된다. 중국은 지금 행동에 나서는 편이 현명할 것"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를 활용한 무역협상 방식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내 두 번째 임기에 하는 딜은 중국에 더 나쁠 것"이라며 "중국은 지금 움직이는 게 나을 것이다. 하지만 큰 규모의 관세를 물리는 것도 좋아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면서 협상이 잘 안되더라도 미국이 수백억달러의 관세를 중국으로부터 벌어들이게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바이어들은 미국이나 관세가 없는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사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전통이 있는 좋은 나라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중국, 미국의 내정간섭 등 고려한 듯..관영매체 활용해 미국 비난

미중 무역협상 결렬의 주원인으로는 무역이나 산업 정책에 관한 법 개정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거론된다.

미국은 중국의 지재권 침해, 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등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해 중국의 법률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은 법률 개정에 관한 '계획'도 통상협정인 무역합의에 명문화하길 원했다.

하지만 중국은 불공정 관행 개선을 법률보다 하위 규정인 '국무원 명령'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당초 중국이 법률개정과 일정 명문화를 수용했지만, 이번에 이를 번복하며 재협상을 시도해 일이 틀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위해 법률을 개정하는 조처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협상결렬 후 "미국과 중대한 원칙에서 차이가 있으며, 이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면서 중국은 두렵지 않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 인민일보는 13일 "미국이 대중 관세 인상으로 협상 결렬을 초래했다. 협상 실패 책임을 미국이 전적으로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무역합의를 이루고자 했지만, 미국이 이번 협상을 결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칙적 문제나 핵심 쟁점에서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중 양국은 서로를 비난하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지우고 있지만, 협상은 계속하고 있다. 미중 고위 관료들은 건설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다거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일단 불씨를 살려 놓고 있다.

■ 일단 중국 보복 조치에 관심

미국이 일단 관세를 먼저 올리면서 중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각에선 중국이 트럼프의 지지층에 흠집을 낼 수 있는 미국산 농산물을 타겟으로 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중국 내 미국 회사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등 중국 역시 여러가지 보복을 하면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들도 나온다.

하지만 우선 중국은 미국이 관세를 올린 만큼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Lewis Alexander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중국도 조만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본다"면서 "여기에 비관세 장벽을 활용한 조치가 추가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국 당국이 중국내 미국 기업의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등의 포퓰리즘적 접근을 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중국이 미국의 관세 인상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 절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완화적 정책 등을 통해 중국 당국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13일자 보고서에서 달러/위안 3개월 전망치를 6.65위안에서 6.95위안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이 일단 관세를 활용한 중국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경제 모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10일부터 발효된 중국산 자본재와 일부 소비재 2천억달러에 대한 25% 관세는 중국의 성장률을 대략 0.1%~0.5%p 가량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UBS나 바클레이즈 등은 이번 25% 관세 인상조치가 중국 성장률을 0.3~0.5%p 가량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추가 3250억달러에 대한 관세까지 부과되면 중국 성장률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일부에선 이 관세까지 부과된다면 중국 성장률이 최대 1%p 가량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아무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공격은 중국의 6% 성장률 전망에 흠집을 낼 수 있는 재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경우 자본유출 등으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미국 경제 역시 타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미중 무역협상, 파국 포함해 여러 가능성 열려 있어

미국과 중국 모두 자국의 이익을 위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상태여서 조속한 시일 내에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상당히 약해졌다.

일단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서 먼저 펀치를 날린 만큼 조만간 중국의 보복 조처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최악의 파국은 원치 않을 수 있지만, 사안이 쉽게 풀리기도 어려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성이 거론된다.

중국의 보복 수위와 위안화 환율 방향 등을 주시하면서 향후 추가 협상을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전략가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한 중국의 조치를 봐야 한다"면서 "향후 후속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고 6월말 G20 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이를 승인하는 시나리오를 40%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잔여 3250억달러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부과 확대가 현실화되기 이전에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나리오 가능성도 30% 정도로 본다"면서 "하지만 무역협상이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실패하고 미국이 예고한 대로 나머지 3250억 달러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의 확률 역시 30%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양국이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지금은 어떤 방향으로든 결론이 날 수 있어 섣불리 협상 추이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ditya Bhave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미중 무역협상 추이와 관련해 아주 다양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면서 "시장 친화적인 해결에서부터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까지 모두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우호적으로 갈무리될 경우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6.4% 수준을 유지하지만, 양국이 '벼랑끝 전술'에 기반한 정책을 지속한다면 성장률은 6%선 근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무역전쟁으로 치달을 경우 중국 성장률은 5.8%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 보다는 향후 양국의 대응 추이를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금융시장 흐름이나 양국 고위 인사들의 행위를 통해 협상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Michael D Zezas 모간스탠리 전략가는 "미국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향후 미국의 스탠스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라며 "또 트럼프와 시진핑의 전화 통화나 추후 만남에 대한 얘기는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그러나 "두 나라 가운데 어느 한 쪽이 불평을 지속하거나 향후 만남 일정에 대한 적절한 시기의 발표가 없으면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을 봐야 한다. 아울러 중국의 상응하지 않는 조치, 예컨대 비관세 장벽 대응 등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