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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미 통화당국 수장들의 금리인하 기대감 차단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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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한국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으나 두 나라 통화당국 수장들이 지나친 기대감 차단에 나서고 있다.

우선 1일 끝난 FOMC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1분기 근원 인플레가 예상과 달리 둔화됐으나 최근 물가 압력이 줄어든 것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2% 인플레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인플레는 시간이 지나면 2%대로 복귀할 수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어떤 방향으로든 조정해야 할 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 금리인하 기대감 차단 나선 연준 의장

일각에선 최근의 낮은 물가를 감안해 연준이 조금 더 유화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FOMC 성명서 상 물가에 대한 판단은 하향됐지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도록 조율한 모양새다.

FOMC는 지난 3월 회의에선 헤드라인 물가가 낮은 유가로 하락했으나 근원물가는 여전히 2% 부근에 있음을 거론했으나 이번엔 헤드라인 및 근원물가가 모두 2% 아래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양호한 경로 속에 있으며, 경기 과열 징후도 없어 편안함을 느낀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저물가에 대한 우려에도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선 단기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커브가 플래트닝됐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소 되돌려진 것이다.

간밤 미국채2년물 금리는 5.24bp 오른 2.3104%까지 올랐으나 10년 금리는 보합인 2.5021%를 나타냈다. 30년 금리는 2.38bp 하락한 2.9034%로 내려가는 등 미국채 시장이 상당히 커브 플래트닝에 무게를 둔 움직임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성명서 발표 직후 97.16으로 내려가다가 97.65로 전장보다 0.14% 높아졌다. 성명서 발표 직후 하락하다가 파월 발언으로 되오른 것이다.

이러다 보니 올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늘어났다. 여전히 단기금리 시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 레벨 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 금리인하 기대감 차단 나선 한은 총재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도 이전의 스탠스를 유지했다.

최근 GDP 쇼크 이후 시장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주열 총재는 계속해서 인하를 거론할 때가 아니라고 시장을 다그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피지에서 열린 아세안+3 회의에서 국내 경기가 '2분기부터 나아질 수 있다'면서 일부 민간 분석가들이 성장률 전망을 1%대 후반까지 내린 데 대해선 1분기 역 성장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향후 물가상승률이 1%대로 올라설 것이라며, 현재로선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지표들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 강화보다는 최악을 벗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는 정도의 수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수출지표는 마이너스를 이어갔으나 낙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냈다. 4월 수출은 2.0% 감소한 488.6억달러를 기록했다. 여전히 반도체 부진이 수출 부진을 이끌었지만 2개월째 수출 하락폭은 줄어들었다.

4월 수출은 반도체(-13.5%)를 제외할 경우 0.8%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내 향후 개선에 대한 기대도 갖게 했다.

이날 나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였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4월 물가에 대해 시장에선 0.5%를 넘기 어렵다는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3월의 0.4%를 저점으로 다소나마 올라왔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 과도한 기대감 경계하는 총재들

최근 미국에선 놀라운 1분기 성장률 지표, 그리고 놀라운 물가 상승률 지표가 공개됐다.

일각에선 성장률 서프라이즈보다 물가 상승률 둔화에 보다 무게를 두기도 했다. 또 최근 GDP 서프라이즈에도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연준 내 투표권자인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15일 인플레이션이 2%를 밑도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정책금리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직설적인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과도한 시장의 기대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기자회견을 활용했다.

시장의 기대감이 통화당국을 앞질러가고 있었지만, 수장들이 금리인하에 선을 긋자 실제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들이 다시 강해졌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문구와 파월의장의 기자간담회 결과는 상당기간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지만 금리인하 기대를 차단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예상보다는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현 수준의 금리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면서 향후 금리 인상, 인하 어느 한 쪽만 무게를 두지 않는 가운데 한은 역시 당분간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상황이 미국보다 더 안 좋고 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치고 있지만 이 총재는 계속해서 인하 기대는 과도하면서 기대감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총재는 지난주 은행장들을 만난 금융협의회에서 "올해초 부진한 출발을 보였던 미국과 중국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호전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금년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만큼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계속해서 앞서가려는 시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고 있다.

■ 앞서가던 시장의 되돌림..향후 경기지표 등 관건

이주열 총재는 피지의 간담회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물가 압력이 줄어든 것은 일시적 요인"이라면서 인하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한미 중앙은행 총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시장이 앞서가는 모습에 제동을 걸자 한미 모두 짧은 구간 위주의 금리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증권사들의 포지션은 무겁다. 외국인은 손절을 좀 했다"면서 "한국이나 미국이나 중앙은행 수장들이 금리인하를 못 하겠다고 보니고 있으니 좀 가볍게 가려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단 휴일을 앞두고 베팅한 포지션이 좀 정리되는 듯하다"면서 "한미 총재들이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에선 미국의 스탠스가 보다 유화적으로 변하면 한은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미국이 예컨대 금리 인하 방향으로 움직여줘야 한은도 금리를 내리기 편할 것이란 관점도 자리하고 있었던 이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현재 환율 문제도 있고 미국이 내려주면 한은이 좀더 쉽게 인하로 돌아설 수는 있을 듯하다"면서 "다만 FOMC에서의 파월 의장이나 해외에서 이주열 총재가 보인 입장은 기대감을 차단하는 쪽에 맞춰졌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딜러는 "최근 달려 왔던 국내 채권시장이 FOMC 실망감에 되돌림되고 있다. 그 것 외에 더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이러다가 외국인 수급에 의해 어떤 쪽이든 시장이 한번 더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앙은행 총재들의 의중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한 이상 향후 관건은 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들도 강하다. 올해 1분기에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향후 상황이 주목되고 있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경기 상황이 안 좋아 금리인하 기대감은 계속될 수 있다. 여전히 경기가 안 좋긴 하지만 오늘 수출지표 등을 보면 향후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가능해 보인다"면서 "경기 전망도 특정한 방향을 고집하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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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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