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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41분기만에 최저치 보인 GDP 서프라이즈..'비관론' vs '과도한 비관론 경계'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4-25 10:52 최종수정 : 2019-04-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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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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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성장률이 0.3% 감소하면서 2008년 4분기(-3.3%) 이후 41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비 GDP 성장률은 1.8%를 기록해 2009년 3분기(0.9%) 이후 38분기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GDP 증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10년 전 이후 가장 나쁘게 나온 것이다.

금융시장에선 1분기 GDP가 부진하더라도 플러스 증가율 수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날 나온 속보치는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 한국경제를 지탱해왔던 수출마저 최근 크게 흔들린 뒤 투자 부진은 극심해졌다.

■ GDP '서프라이즈'에 비관론 커져

자료=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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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해당하고 설비투자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다. 이날 나온 GDP가 쇼크 수준이라고 평가를 받은 이유다.

설비투자는 10.8% 감소해 1998년 1분기의 -24.8% 이후 84분기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2.6% 감소해 2017년 4분기(-5.6%)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또 제조업 생산은 2.4% 감소해 2009년 1분기(-2.5%) 이후 40분기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설비투자는 IMF 외환위기 당시 이후 최저를 나타낸 것이다.

금융시장에선 그래도 '플러스' 수치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예상보다도 크게 나쁜 것이다.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투자가 역시 문제이며, GDP 관련 수치들이 예상을 크게 밑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수치를 누가 예상했을지 모르겠다. 금융위기 때나 보던 수치를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의 발언이 허언이었음이 증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총재 발언을 감안해 수치가 플러스는 보여줄 것으로 믿었지만,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은 추경을 해도 2%대 초반을 넘기 힘든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부터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 있다. 시장 특성 상 채권시장은 보다 비관 쪽에, 주식 쪽은 그래도 좋아질 구석에 기대를 거는 측면이 있다.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1분기 GDP가 아주 안 좋았고, 기업 실적도 기대 만큼 못 올라오니 주가도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다만 1분기가 저점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 지나친 비관론 경계하는 한은

금융시장에서 GDP 수치가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은은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과도하게 비관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올해 전망치인 2.5%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입장을 취했다.

그는 산술적으로 본다면 1분기에 -0.3% 성장했기 때문에 2분기엔 기저효과로 1.2% 성장한 후에 3분기 이후 전기비로 0.8~0.9% 성장을 유지하면 2.5%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전망치 2.3%를 위해선 2분기에 전기비 1.5%, 전년비 2.6~2.7% 정도 나오면 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글로벌 경기나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엔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기대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1.0%에서 급감해 0.3% 내외를 예상하던 시장의 전망을 밑돌았지만, 지난해 이후 수출과 민간투자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수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민간소비가 축소된 데엔 노사합의 지연에 따른 승용차 소비 감소, 따뜻한 날씨로 인한 의류 소비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환경규제로 운송장비 수입이 안되는 등 투자가 원활치 않았던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또 "정부부문 성장 기여도가 큰 폭의 마이너스로 전환했는데 민간성장 기여도는 상승 전환했다"면서 "민간부문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장기여도를 지출 측면의 주체별로 보면 민간이 0.4%p, 정부가 -0.7%p를 기록했다. 정부의 기여도는 지난 4분기 1.2%p로 상당히 높았던 만큼 이번에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내수가 -0.5%p, 순수출이 0.2%p를 기록했다. 내수 가운데 설비투자 기여도가 -0.9%p로 커 성장률 부진의 원인이 됐다.

성장기여도를 생산 측면에서 보면 제조업 부진 영향이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0.7%p, 전기가스 및 수도사업의 기여도가 -0.2%p에 달했다. 서비스업의 기여도는 작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0.5%p를 기록했다.

■ 1분기 낮은 성장률, 연간 전망 낮출 개연성

1분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성장률은 2분기에 반등할 수 있다. 다만 한은이나 정부가 얘기하는 2.5% 성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은 많아졌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반등은 누구나 예상이 가능하지만, 올해 2.5% 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2.2% 내외 등 2%대 초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풀이했다.

그는 "성장률은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한다. 글로벌 경기 연착륙과 연동해 향후 방향성에 대한 긍정론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GDP의 두 가지 큰 특징은 설비투자와 정부부문이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급감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작년 4분기 정부가 지출을 대폭 늘린 뒤 올해 1분기엔 재정지출 공백 상황이 정부의 기여도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저조한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아무튼 마이너스 성장을 금융시장 다수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4분기 정부지출 큰 폭 증가가 1분기 부진과 연관이 있고 설비투자 부진은 다음 분기 성장률에 대한 큰 기대를 갖기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수입이 대폭 줄어든 것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진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률 둔화라는 큰 대세는 변동이 없을 듯하다. 1분기 수치로 올해 전망에 0.1~0.2%p 추가 하향 요인이 생긴 듯하다"면서 "다만 환율이 꽤 올라 수출 단가엔 긍정적일 수 있고 중국 경기개선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GDP가 기대를 크게 밑돌자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떨어져 있는 상태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선도 보였다. 그간 얘기해온 잠재성장률 2%대 후반은 과도하고 이미 2%대 초반 근처로까지 낮아져 있을 수 있다는 시각까지 있는 것이다.

한 금융권 분석가는 "유로존이 1% 내외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이미 2%대 초중반 수준으로 더 낮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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