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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의 연준 길들이기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4-0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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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자료=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난한 가운데 올해 들어선 금리 인하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그리고 자신의 측근들을 이용해 금리 인하를 종용하고 있다.

재닛 예런 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밉보여 4년 단임으로 의장직을 종료한 가운데 파월 의장도 트럼프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자신의 인사를 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은 허먼 케인을 연준 이사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많은 페드 와처들이 스티븐 무어에 이은 허먼 케인의 이사 추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거론하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연준은 기준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연준의 긴축 정책에도 경제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지속적으로 비난한 뒤 올해 들어 연준은 금리 인상을 쉬어가고 있다. 연준의 점도표는 올해 금리 '동결'로 바뀌었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9월에 끝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보유자산 축소는 연준이 채권을 팔고 시중 달러를 회수하는 행위다.

하지만 이젠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내리고 다시 양적완화로 돌아서라고 연준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29일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올 가을 양적긴축 중단은 일정 부분 양적완화 재개 성격을 갖는 측면도 있다. 연준이 10월부터는 MBS를 국채로 재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QE 성격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연준도 올해 가을부터 일본은행이 먼저 선보인 일드 커브 타겟팅을 어느 정도 실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트럼프, 2명 공석이었던 연준 이사 자리에 자기 사람 심기

큰 변수만 없다면 공석이었던 연준 이사 두 자리는 '트럼프 맨'이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스티븐 무어와 허먼 케인이다.

스티븐 무어는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당장 50bp 인하해야 한다. 연준이 지난해 9월과 12월에 금리를 올린 일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면모를 보였다.

무어는 지난해 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을 촉구한 적도 있었다. 이 같은 행보가 더욱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샀을 것이란 추론도 있다.

하버드대의 유명 교수 멘큐가 '부적절한 인사'로 평가할 만큼 무어는 전문성도 의심받았다. 무어가 경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긴 했으나 연준 이사가 되기엔 경력 등이 모자란다는 평가가 많았다.

연준 이사 7자리 중 남아 있던 또 다른 자리엔 허먼 케인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허버 케인은 과거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를 역임한 적이 있지만, 그도 냉정한 경제학자라기 보다는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케인은 피자 체인 사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이며, 트럼프를 후원하는 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케인은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걱정된다고 언급하며 통화완화를 지지한 바 있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두 인물이 연준 입성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캠프에서 일했던 두 인사를 연준에 심으려고 하면서 미국 통화정책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연준 이사들은 FOMC에서 해마다 투표권을 갖는다. 지역 연준 총재들 돌아가면서 투표권(5자리)을 갖는다는 점과 비교할 때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천한 두 인물에 대한 반발 기류가 적지 않다보니 이들이 청문회를 통과할지 불확실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 연준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 커져...굳건한 정치 중립 vs 연준 정치화의 시작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연준이 통상 독립성을 유지해왔다는 차원에서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자신의 길을 갈 것이란 견해와 이미 정치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는 해석이 맞선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앙은행 독립성과 관련해선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연구를 참고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미스의 연구에 따르면 중앙은행 독립성 지수와 1955~1988년 연평균 물가상승률 간 산포도에서 상관관계는 밀접했다. 중앙은행 독립성이 높을수록 장기 관점에서 물가를 더 잘 통제할 수 있었다"면서 "경제성장률 등 다른 지표들은 중앙은행 독립성과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단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잃을 경우 물가 통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대통령에 굴복한 의장은 많지 않다. 볼커 의장 이후 독립성을 지키는 전통을 파월 의장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파월 의장의 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이 보다 더 길며, 대통령을 당장 겁낼 필요는 없다"고 풀이했다.

다만 연준의 스탠스가 지난해 가을부터 급격히 전환된 측면이나 트럼프맨들의 연준 이사회 입성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독립성은 상당부분 타격을 받았거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난해 후반부터 연준이 보기 드물게 스탠스를 바꿨다. 경기 요인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같은 급격한 입장 전환 배경엔 정치 요인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도 연준이 정치에 더 휘둘릴 수 있다는 의심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연준의 독립성이 어느 때보다 위협 받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의 미국 담당 칩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제 사람 심기' 등 현재의 상황을 "연준 정치화의 시작"이라고 해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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