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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두 번 놀라게 한 취업자 증가 '숫자'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3-14 15:00 최종수정 : 2019-03-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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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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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전날 2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놀라운 헤드라인 수치에 주목하기 보다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거론하는 시각이 많았다.

정부가 만든 60대 이상 노년층 일자리 증가로 한국 경제의 모멘텀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다만 안 좋은 측면만 보는 것보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악화된 고용지표를 끌어 올렸다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회복' 차원에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왔다.

2월 취업자 증가자수 26만 3천명은 작년 1월(33만 4천명 증가) 이후 13개월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9만 7천명이나 늘었다. 50대에서 8만 8천명, 20대에서 3만 4천명 각각 증가했다.

반면 한국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에서 12만 8천명, 30대에서 11만 5천명이 감소했다.

또 정부의 역할이 큰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23만 7천명, 농림어업에서 11만 7천명 증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증가세를 폄하하는 시각도 많았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에선 15만 1천명 감소하면서 최근의 부진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 취업자 증가의 한계1..기저효과에 의한 수치 착시

고용지표를 보면 지난해 2월부터 상황이 급속하게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올해 수치는 덜 악화돼 보이는 측면이 있다.

취업자수는 2015년 28.1만명, 2017년 23.1만명, 2017년 31.6만명 증가했다. 하지만 2018년엔 9만 7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 월별 취업자 증가자수는 모두 20만명을 넘었다. 이후 2018년 1월엔 33만 4천명 늘어났으나 2월부터 수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2월 10만 4천명, 3월 11.2만명 증가하는 등 간신히 10만명을 넘다가 5월엔 7만 2천명으로 증가자수가 쪼그라들었다. 이후 7월 5천명, 8월 3천명 늘어나는 데 그쳐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올해 수치 개선을 볼 때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한다.

■ 취업자 증가의 한계2..지속성 의구심 가질 수밖에 없는 일자리들

모두가 인식하고 있듯이 이번 취업자수 증가엔 정부의 노력이 컸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고용 상황의 급격한 악화 때문에 우선 양적으로 취업자수를 늘리는 게 시급해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공근로'를 늘리는 데 매진했다. 여기에 날씨까지 괜찮았기 때문에 취업자수가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공공근로가 단기적인 성격이 있는데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온전한 취업자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강하다. 아울러 추세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비판적인 사람들 중엔 효용성이 크지 않은 일자리를 억지로 만든 것이란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들 중엔 그냥 돈을 주는 것과 부자연스런 일자리를 만드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 취업자 증가의 한계3..한국 현실에서 적은 시간 일하는 좋은 일자리 없다

고용지표를 보면 주당 1-17시간 취업자는 늘어난 반면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줄어들었다.

우리사회엔 아직 서구 선진국처럼 적은 시간 일해도 대우를 좋게 해주는 일자리는 별로 없다.

취업자수가 늘긴 했지만, 단시간 일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긴 시간 일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은 고용의 질적 개선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

2월 고용지표를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109만 5천명으로 44만 3천명(-2.1%) 감소한 반면 36시간미만 취업자는 477만 5천명으로 무려 75만 1천명(18.7%)이 증가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정부가 노인층과 단기 취업자 중심으로 공공근로 등을 확대한 영향이다.

향후 노동시간을 줄여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데는 다수가 공감한다. 다만 현재 한국의 노동구조를 감안할 때 급격히 늘어난 단시간 취업자는 고용의 질에 대한 의구심을 강화시킨다.

한편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기존의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축소하는 영향 등도 단시간 일하는 노동자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 취업자 증가의 한계4..허리 아픈 한국경제

젊은층, 노년층 등 어떤 나이대이든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경제의 모멘텀을 이끌어가는 쪽은 30~40대 허리계층이다.

정부가 취직이 어려운 젊은층, 노년이 힘든 장년층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 한국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대, 40대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

30대와 40대 취업자수가 각각 10만명 넘게 감소했다. 30대에서 11만 5천명, 40대에서 12만 8천명 줄어들었다.

대신 60세 이상에선 취업자가 39만 7천명이나 증가했다. 20대에선 3만 4천명이 늘어났다.

고용률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60세 이상, 20대, 50대에서 고용률이 상승했으나 30대, 40대에선 하락한 것이다.

■ 취업자 증가의 한계5..핵심 제조업 쪼그라들고 농업 종사자가 늘어난다?

취업자수가 오랜만에 20만명 이상 증가했으나 제조업의 부진은 지속됐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15만 1천명(3.3%)이 감소했다. 내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도매및소매업(1.6%)에서도 6만명이 줄어들었다.

대신 정부 정책과 관련이 깊은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23만 7천명(12.9%)이 증가했다. 또 농림어업에서 11만 7천명(11.8%)이 늘어났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농업 관련 취업자수 증가를 두고 퇴행적이라면서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은퇴자들이 농부라는 '숫자'로 변신해 취업자 수 증가에 큰 기여를 한 셈이라는 식의 조롱도 들려왔다. 한국경제가 1차산업 중심으로 회귀하는 중이냐는 반응도 있었다.

■ 취업자 증가의 한계..그 속에서 희망찾기

전일 금융시장에선 고용지표 헤드라인이 급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던 사람들이 그 내용을 보고 다시 한번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

취업자수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고 반색하던 사람들도 내용을 본 뒤엔 너무 '숫자' 끌어 올리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급증한 취업자수, 그리고 그 내용물이 두 번 사람들을 놀라게 한 가운데 어찌됐든 국내경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를 가지는 모습도 보인다.

박성우 DB금투 연구원은 "2월 고용은 표면적으로 호조였으나 제조업 고용 부진 등 내용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려웠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자심리지수의 3개월 연속 반등, 서비스업 고용 회복 등 일부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소비의 지속적 개선을 위해선 제조업 고용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최근 설비투자 감소폭이 재차 확대되는 등 제조업 고용이 단시일 내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의 상반기 중 저점 확인 가능성, OECD 선행지수가 나타내는 경기 바닥 가능성, 추가경정예산 등은 경기에 대한 기대를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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