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2원 오른 1136.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작년 11월 1일(1138.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5.0원 상승한 1134.0원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30원을 웃돈 것은 지난 1월 24일(1130.4원) 이후 처음이다.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진 영향으로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
ECB는 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또 최소 올해 말까지는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금리는 0%다.
아울러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기존 1.7%, 1.6%에서 1.1%, 1.2%로 각각 대폭 하향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기존 1.7%에서 1.6%로 내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성장 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 보호무역주의와 브렉시트 등 지정학적 위험 등을 언급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가 언급했듯이 무역 협상, 브렉시트 등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가 경기회복의 선결 과제”라며 “관련 불확실성이 순리대로 풀릴 시 독일 자동차 신규 배기가스 규제, 라인강 수위 저하 등 마찰적 영향 해소와 맞물려 경기 부진은 2분기 중 완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수출 지표도 크게 부진했다.
이날 중국 해완총서가 발표한 2월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7% 줄어든 1352억4000만 달러(약 153조3490억원)를 기록했다.
수출액 감소폭은 2016년 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시장 예상 감소치인 5.0%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원화가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북미 및 미중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가운데 올해 고점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