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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찾는 기회 ‘콘텐츠의 힘’ (2)] 제대로 된 콘텐츠가 곧 경쟁력…오픈 이노베이션 열풍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2-01 21:11

[WM국 김민정 기자] 지난해 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들썩였다. 유한양행이 11월 5일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와 1조 4,000억원 규모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이번에 성사된 기술수출 규모는 2016년 유한양행이 올린 매출 1조 4,600억원과 맞먹는 것으로,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 빛을 발했다.

이처럼 최근 혁신적인 아이디어 기술과 대기업의 자원이 공유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주목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도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단순히 기업의 브랜드가 아니라 그 안의 콘텐츠를 주목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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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픈 이노베이션인가?

눈 깜빡 하면 세상이 변해 있다. 우리 사회는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소비자의 요구와 성향도 점차 다양해진다.

기업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의 기술 혁신 측면에서도 다양화와 복잡화의 양상이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의 기술혁신 과정에는 회사 내부의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는데 투자하는 전통적인 방법, ‘폐쇄형 혁신’과 개방형 혁신인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존재한다. 여기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R&D 투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데 비해 성공 가능성은 떨어지는 등 한 기업의 역량으로는 최근의 빠른 사업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지면서 그 존재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기업 내부의 자원과 외부의 창조적 역량을 지닌 자원을 공유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등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일컫는다. 이는 회사 외부의 조직이나 인재가 회사의 혁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에서 시작한다.

이 개념은 2003년 미국 버클리 대학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기술이나 아이디어 등의 콘텐츠가 기업 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특징을 지닌다. 쉽게 말해 ‘독점’이 아니라 ‘공유’에 초점을 둔 것.

현재 글로벌 기업들 간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버클리 대학과 독일의 프라운 하퍼 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미국·유럽 지역의 기업 2,840곳 중 78%에 달하는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91%에 육박하는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이나 외부 기관 대신, 소비자를 오픈 이노베이션 파트너로 여기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 샤오미이다.

이들은 미펀(米粉)이라 지칭하는 수많은 사용자들로부터 각종 아이디어와 의견을 수렴해 샤오미 제품에 반영한다. 소비하는 고객의 생각을 제품에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것은 개방성을 보여주면서도 소비자의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신성장 동력 개발을 위한 혁신 생태계 조성이 기업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더욱 유효해질 전망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할 융합기술이 필요한데 어떤 하나의 회사나 국가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면서 “아시아 각국이 전문적 자원과 기술을 기반으로 유기적으로 협동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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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키우는 대기업들… 단순 지원 넘어 파트너로

그동안 물밑에서 이뤄지던 국내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육성 사업도 무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을 살펴보면 단순한 외부 공모전이나 사내벤처 독려를 넘어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속적인 투자와 일부 지분 확보를 통해 밀접하고도 결속력 있는 협력을 시작했다. 과거엔 정보기술(IT) 대기업들 위주로 시행됐지만 이제는 제조·중공업·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스타트업 발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는 대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지원을 사회공헌 사업의 일부로만 생각하지 않고 기업 내부에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수혈하는 통로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트업은 빠른 산업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규모가 커진 대기업은 아무래도 의사 결정 속도가 느리고 불확실한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게 쉽지 않다.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기업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내부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아 사내벤처로 분사하거나 외부의 스타트업을 지원해 사업 파트너로 키우고 더 나아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의 문을 스타트업에도 활짝 열었다. 향후 5년간 C랩을 통해 육성할 과제 500개 중 300개를 사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내부의 연구·개발(R&D)에 몰입하던 자동차업계도 외부와의 협력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3월 개방형 혁신센터 ‘제로원’을 통해 스타트업 7곳에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

또 미국·중국·유럽·이스라엘에서도 이와 유사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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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2016년 창업한 보육 전문 법인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현재 엘캠프 1~4기의 61개와 사내벤처 기업을 포함해 약 70개사를 육성 지원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드림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게 된 것은 ‘핀테크 열풍’을 겪고 나서다. 다양한 핀테크 활용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과의 협력이 절실했다.

철강 기업 포스코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적었던 2011년부터 청년창업·벤처기업 프로그램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IMP)’를 운영해 왔다. 포스코의 IMP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엔젤 투자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눈에 띄게 바뀐 것은 대기업이 ‘시혜자’의 역할을 넘어 동등한 ‘파트너’로 스타트업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서 스타트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기술과 제품의 수명이 점차 짧아지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은 신기술을 활용해 기존 산업을 파괴할 수 있다. 이는 더 나아가 대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로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지금처럼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활발한 시기에는 내부 인재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든지 창업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제아무리 규모가 큰 대기업이라도 혁신적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인력 유출이나 해체 위험까지 겪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019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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