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수수료 개편안과 기대효과 / 자료= 금융위원회(2018.11.26)
“어느 순간부터 우리 카드업을 뒤흔드는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위기의 카드사'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닙니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임영진닫기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6일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3년 주기로 이뤄지는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른 개편안으로, 당정은 신용카드 수수료 우대 가맹점을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당정은 5억원 이하의 영세 및 중소 가맹점엔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를 확대해 수수료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5억원 초과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5억~10억원인 경우 현행 2.05%에서 1.40%, 10억~30억원은 2.21%에서 1.60%로 인하하기로 했다.
연 매출 5억원이 넘는 편의점과 음식점 등 신용·체크카드 가맹점은 연간 평균 147만~505만원가량 수수료를 덜 내게 된다. 이번 대책에 대해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은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급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어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올해 카드사 수수료 수익은 8000억여원 줄어들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의 이런 조치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7년 이후 금융 당국이 발표·시행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효과로 수익성 악화가 지표로 나타난 데다, 올해는 수수료율 인하 마저 예고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2조126억원이었던 카드업계 순이익은 2016년 1조8117억원, 2017년 1조3019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순이익은 8102억원에 그쳤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 7806억원과 대비해 봤을 때 49.3%나 감소해, 5개(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카드사 중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기본적으로 카드 수수료를 기반으로 영업하는 구조"라며 "올해는 비용 절감을 통한 내실 경영에 돌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손해를 다른 사업에서 보전하기 위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조달 비용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고,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한 대손 부담의 확대가 겹쳤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연체율도 조금씩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조5726억여원으로, 전년 하반기(2조3515억여원)보다 약 9%가 증가했지만, 연체율 산정 근거인 총 채권액은 약 9조억원(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카드 사용량 증가세보다 연체율 증가세가 2배가량 높은 셈이다.
이런 이유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신용카드 산업 환경은 지난해 대비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나신평은 ‘2019 산업전망 및 산업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국내 민간 소비의 경우 내수경지 침체, 금리 상승 기조 등으로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감독당국의 적극적인 규제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2019년 중 (신용카드) 산업환경은 2018년 대비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