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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기해년 서민금융 활성화 위한 제언

편집국

기사입력 : 2019-01-11 17:28

저신용자들 지원 정책·체계 개선 필요
공공과 민간부문 합리적 역할 분담도

▲사진: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강소기업학회 회장] 서민이란 신용등급이 6등급이하 또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저신용 저소득 취약계층으로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금융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을 말한다. 2019년에는 금리상승과 경기악화 기조하에 소득양극화, 청년실업, 고령화,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영세자영업자, 저임금근로자, 저소득층 등 서민들이 더 큰 자금난을 겪고 금융부실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정부는 정책서민자금 공급, 금융연체자 신용회복 지원 등을 통해 서민층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서민층이 낮은 금리로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2008년 미소금융(창업.운영자금)을 도입한 이래 2018년 상반기까지 햇살론(생계용)·새희망홀씨(생계용)·바꿔드림론(대환자금) 등 4대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출시해 37조 5300억원을 공급하는 등 양적 성장을 해왔다. 또한 금융연체자에 대해 법원의 개인회생‧파산과 별도로 금융권 협약에 기반을 둔 신용회복제도(채무조정)를 통해 연간 9만명에 대해 채무 소각‧면제‧감면 등의 조치를 지원(연간 금융채무불이행자 발생인원 약 40만명) 했다.

취약차주에 대한 긴급지원은 상당정도 이행되었으나, 질적 측면에서는 대출부실 가능성과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지원효과가 반감되는 부분이 있어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실상 20% 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이 불가피한 연체이력 보유 저신용자들은 아예 자금지원에서 배제되고, 채무조정도 채무자 재기보다는 채권회수를 우선시 한 경향이 있었다. 이밖에 서민금융시장의 발달 지연으로 서민층의 금리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금융 시장은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대출이, 신용대출에는 보수적 여신관행이 지배적이다. 우량고객에게는 저금리 과잉경쟁을, 중‧저신용자에게는 일률적 고금리 부과 등 금리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었다. 차입자에 대한 정밀한 신용평가와 금리설정 능력이 미흡해 중금리 공백이 발생하는 등 금리단층 현상도 장기화됐다. 정책서민금융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 지원대상의 확대로 저신용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기능이 약화되었다. 정책상품의 금리가 인위적으로 낮게 형성되 재원도 점차 고갈되고 공급확대가 오히려 민간 서민금융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서민층의 애로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발생하였다. 그 밖에 상담센터가 실질적인 상담‧홍보 노력보다도 공급자 시각에서 물리적 통합‧확충에만 집중하면서 서민금융 전달체계의 유효성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또, 서민금융 재원구조가 한시적인데다 종료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햇살론 보증재원’ 중, 복권기금 출연은 2020년까지, 금융기관 출연금은 2024년에 이르면 종료예정이다.‘미소금융 재원’ 중, 기부금은 추가유입이 어렵고, 휴면예금은 제도개선 등*으로 출연액 대폭 감소되고 있다. 정부는 2008년 미소금융을 도입한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부 예산을 투입하지 않았다. 대신 고객 휴면예금 및 기부금, 금융사 출연금, 공적기금 등이 한시적 재원으로 쓰였다.

서민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작년 12월 21일 10년 만에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을 위해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에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긴급 생계·대환 상품’(가칭)을 추가했다. 이 결과 작년에 6조 7000억원인 서민금융 규모를 금년에는 8조원으로 확대하였고, 이중 긴급 생계자금으로 늘어나는 규모는 1조원 가량이다. 안정적인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위해선 자체 예산 마련이 필수라고 판단하고 2200억원 가량의 서민금융지원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정부는 예산 투입이 어렵게 되자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로부터 3000억 원 가량을 더 출연 받고 휴면자산의 출연대상기관 및 출연자산 범위 확대, 고객 휴면예금 활용 범위 대폭 확대로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저신용자 지원을 민간에 떠넘긴다는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사는 진입장벽에 따른 일종의 업무독점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정부분 사회에 공헌할 책임이 있다. 정부재원을 복지지출로 바로 지출하는 것보다 금융을 통해 서민 스스로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자활을 돕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바람직하다. 서민금융 전달체계도 금융과 복지가 함께 이루지는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서민금융상품의 소개나 판매에 급급해 복지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이 소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급규모는 증가했지만 부실을 우려해 신용등급이 8등급 이하인 이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은 적었다. 채무조정제도 역시 소득이 적은 경우 순차상환시스템을 짤 수가 없어 이용이 불가능했다. 채무조정시 상환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의 정상생활 복귀를 위해서는 채무탕감의 규모를 3천만원까지 상향조정할 필요도 있다. 신용질서를 어지럽히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먼저 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한편, 신규로 개설될 “긴급 생계‧대환자금”상품의 금리는 10% 중후반대로 운용함으로써 대부업 또는 P2P대출과 경쟁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이로써 대부업권의 금리 인하 유도와 나아가 추가적 법적 최고금리인하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최고금리가 추가 인하될 경우 상당수 영세 대부업체가 역마진으로 폐쇄가 불가피하다.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부업체들의 심사강화로 자금시장에서 배제되는 저신용자수는 52만명이상, 배제금액도 9조원 이상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배제된 이들은 불법사금융에 의존하게 되고 이자부담 증가로 연체가 발생하고, 궁극적 제도권 전체의 부실여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결론적으로, 첫째는 시장에서 배제된 자를 더 품을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체계를 개선하자. 둘째, 상대적 우량차주는 정책금융보다 민간 서민금융시장에서 흡수하도록 한다. 셋째, 원활한 재원확보를 통해 공공과 민간부문간 합리적 역할 분담을 한다. 넷째, 정부가 가격변수인 금리수준에 인위적으로 함부로 관여하려는 유혹은 득보다 실이 더 큼으로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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