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뉴스핌.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 11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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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았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면서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며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직원들과 그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 대목에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며 "삼성전자는 중재위의 중재안을 조건없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사과문 낭독을 마치고 연단을 내려오며 황상기 반올림 대표에 악수를 건냈다. 김 사장과 황 대표는 5초 가량 악수를 나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보상 업무는 제3의 독립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한다.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조정위원장이었던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는다.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은 삼성전자가 별도 출연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합의한 중재안을 2028년까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그간의 고통에 비하면 어떤 사과도 충분치는 않겠으나 오늘 삼성전자의 사과를 약속이라 여기고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또 "보상대상이 대폭 넓어져 다행이나 여전히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있어서 안타깝다"며 "노동자들의 땀으로 마련된 발전기금이 전자산업 노동자 안전보건을 위해 제대로 쓰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