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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송금시장 경쟁 후끈] “수수료 낮추고 더 편리하게” 연 14조원 해외 송금시장 ‘춘추전국’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18-10-09 07:13

외화 송금시장 매년 4% 이상 성장
인터넷 전문은행 경쟁 주도… 카드사·핀테크 업체들 도전장
블록체인 활용 플랫폼 개발 등 시중은행도 ‘수성’ 위해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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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송금시장 경쟁 후끈] “수수료 낮추고 더 편리하게” 연 14조원 해외 송금시장 ‘춘추전국’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금융권의 해외 송금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이 독식해온 시장에 인터넷 전문은행을 비롯해 카드사, 핀테크 기업 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들이 해외 송금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매년 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해외 송금시장 규모는 연간 1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가 해마다 8만~9만명씩 증가하면서 평균 송금액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기존 건당 4만원이던 수수료, 5,000원이면 OK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은행들은 국제 은행 간 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망’을 이용해 해외송금 업무를 처리했다.

이는 국내 은행에 돈을 입금하면 중개은행을 거쳐 외국 수취은행에 도달하는 방식인데, 이 때 각 단계별로 발생하는 수수료는 모두 소비자에게 부과됐다.

국내 은행에 내는 환전 및 송금수수료, 해외은행과 전신문을 주고받는 데 드는 비용인 전신료, 중개은행 및 수취은행에 내는 수수료 등이다. 송금액이 5,000달러면 수수료 비용이 많게는 5만~6만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더구나 송금 완료까지는 4~5일가량 소요된다. 국내 해외 송금시장 규모가 2012년 93억 8,000만달러에서 2016년 103억 5,000만달러로 늘었지만, 송금 방식은 최근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수수료도 하락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해외 송금 수수료율은 작년 2분기 5.42%에서 3분기 4.81%로 떨어졌다”며 “G20(주요 20개국) 중 가장 큰 하락 폭”이라고 밝혔다.

해외 송금 수수료 인하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출범 전부터 ‘해외 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한 카카오뱅크는 현재 송금액 5,000달러 이하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5,000원으로 낮추며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카카오뱅크의 해외 송금 누적 건수는 5월말 기준 17만건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출시 초반엔 이용자 증가 속도가 완만했지만 사용이 편리하고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상승 곡선이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출범 1년을 맞은 지난 4월, 송금 액수와 상관없는 단일 수수료(건당 5,000원)와 대폭 간소화된 송금 절차를 내세우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송금 절차는 단순하다. 은행코드와 계좌번호 등 해외계좌 정보만 입력하면 은행명, 은행 주소,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 코드 등은 자동 입력된다. 보내는 사람의 주소를 한글로 입력해도 영문으로 자동 변환된다.

송금에는 2~5일 정도 걸리고 수수료는 금액에 상관없이 건당 5,000원이다. 특히 해외 송금 진행 상황도 송금 신청-송금 중-국가 도착-송금 완료 등 4단계로 나눠 고객이 택배 배송 상황을 조회하듯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송금 가능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7개 국가이지만, 향후 중국, 일본 등 주요 동남아 국가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수익성 하락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카드사도 해외 송금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카드가 대표적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4월 디지털 현대카드 프로젝트 일환의 하나로 ‘현대카드 해외송금’ 앱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카드 회원이면 별도 계좌 등록 없이 결제계좌를 이용해 송금할 수 있으며, 수수료는 건당 3,000원이다.

시중은행의 해외송금수수료가 송금액의 4~5%인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송금은 1회당 3,000달러, 연간 2만달러까지 가능하다. 또 기존 해외송금은 1~5일의 시간이 걸리지만 현대카드는 1~3일로 단축했다.

해외송금 가능국가는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페인 등 21개 국가다.

국민카드도 지난해 12월 국민은행, 유니온페이와 함께 카드번호와 수취인 이름만으로 해외송금이 가능한 ‘KB유니온페이카드송금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민카드 소지 고객이면 위안화 또는 미달러화를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수취인이 단 몇 분 만에 현금을 바로 찾을 수 있는 빠른 송금 시스템이 특징이다.

송금수수료도 송금액의 1%로 저렴하다. 송금이 가능한 국가는 중국과 필리핀이며, 건당 미화 3,000달러 상당액까지 송금할 수 있다.

[해외송금시장 경쟁 후끈] “수수료 낮추고 더 편리하게” 연 14조원 해외 송금시장 ‘춘추전국’


법 개정 후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까지 합세

핀테크 업체들도 대거 해외송금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진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소액 해외송금 업체는 약 20곳에 달한다.

지난해 7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이 이들 업체의 시장 진입을 원활하게 했다는 평가다. 그간 금융사가 아니면 단독으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었지만, 시행령 개정으로 일정 요건(자기자본 20억원 이상, 외환전문인력, 외환전산망 연결 등)을 갖추면 건당 3,000달러 이하, 연간 2만달러 한도에서 소액 해외송금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해외송금 전문 핀테크 업체들은 프리펀딩(Pre-Funding), 풀링(Pooling) 등의 방식을 활용해 수수료를 절감하고 있다. 프리펀딩은 해외 대형 송금 업체에 미리 목돈을 보내고, 이후 고객 요청이 있을 때마다 현지 협력사를 통해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풀링은 하루 한 번, 고객 송금 요청을 모아 송금하는 방식을 말한다.

2015년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센트비는 풀링 방식을 이용한 소액 송금 기술로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등 6개 이상 나라에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현금 송금 전문 수취 점유율 1위 기업인 세부아나, 베트남 무역은행, 말레이시아 트랭글로 등과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여기에 부산·울산·경남 지역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전용 고객 서비스(CS)센터도 오픈, 해외 송금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위한 일대일 상담 서비스와 국가별 커뮤니티 등 특화된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2017년 설립된 한패스는 프리펀딩 방식을 이용한 소액 송금 기술로 필리핀, 네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에 모바일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부 핀테크 업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간편하고 빠른 해외 송금 서비스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송금은 보안을 높이고 송금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은 자회사인 코인원트랜스퍼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기업 리플과 ‘엑스커런트 솔루션’ 도입 계약을 했다. 엑스커런트는 SWIFT를 대체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차세대 해외 송금 솔루션으로, 상용화되면 해외 송금 과정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코인원트랜스퍼는 올해 하반기 해외 송금 서비스에 솔루션 적용을 완료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년 해외 송금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려는 금융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 출시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외송금시장 경쟁 후끈] “수수료 낮추고 더 편리하게” 연 14조원 해외 송금시장 ‘춘추전국’


시중은행들도 발 빠르게 특화 서비스 시작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시중은행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송금 번호, 이름만 알면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 해외 송금 서비스를 도입하는가 하면 모바일 송금 수수료를 5,000~8,000원 수준으로 낮추며 수성에 나서고 있다. 신한·KB국민은행 등은 글로벌 은행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국제 송금·결제 플랫폼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KB국민은행은 5월부터 ‘KB GPI 프리미엄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KB GPI 해외 송금 서비스는 당일 수취가 가능한 빠른 송금으로 고객이 송금의 진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KB 원 아시아 해외 송금 서비스’ 제휴 은행을 18개국 135개 은행으로 확대했다. 송금 수수료는 송금 금액과 상관없이 1,000원으로 동일하고 당일 송금 수취가 가능하다.

KB 원 현지통화송금은 해외 송금 신청 단계에서 수취인이 받게 될 현지 통화 금액을 확정해 송금하는 서비스로, 거래 투명성이 높고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NH농협은행도 필리핀 송금 시 계좌번호 없이 수취인 이름과 송금 핀(PIN) 번호만으로도 필리핀 메트로 뱅크 960여 전 지점과 7,000여 제휴 가맹점에서 송금 대금을 수취할 수 있는 ‘NH-메트로 무계좌 해외 송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국의 NH농협은행 영업점과 올원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필리핀으로 송금할 수 있고, 필리핀 수취인은 신분증과 송금 PIN 번호를 제시해 필리핀 전역의 8,000여 메트로뱅크 전 지점 및 제휴 가맹점(메트로뱅크와 송금 대금 지급 업무 협약을 맺고 있는 송금 취급 기관)에서 별도의 추가 수수료 없이 송금액 전액을 수령할 수 있다.

건별·인별 송금 한도는 영업점 7,000달러, 올원뱅크 앱 3,000달러로 미국 달러화 또는 필리핀 페소화로 송금할 수 있고 필리핀 페소화로 바로 송금 시 고객은 이중 환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외국인 맞춤 점포 개설에 나선 은행들도 있다. 우리은행은 5월부터 평택에 일요일에만 영업하는 일요송금센터를 운영 중이다.

외국인이 은행 업무를 보기 편하게 중국인 직원과 베트남어·러시아어 통역 도우미도 배치했다. KB국민은행도 주말에만 운영되는 외환송금센터를 화성 발안에 개설했다.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환전·송금, 통장개설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산 원곡동, 서울 오장동, 의정부, 김해, 경안에 이어 여섯째 외국인 대상 외환센터다.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또 KEB하나은행은 16곳, 신한은행은 3곳의 외국인 전용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외국환 거래법이 시행되면서 시중은행이 독점했던 해외 송금시장에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가 뛰어들었다”며 “이로 인해 은행권도 외화 사업 부문의 유지를 위해 해외 송금 수수료 인하나 비가격경쟁력 개선에도 주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시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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