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투앱 결제, 인터넷은행 등 변화하는 지불결제 환경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카드사들별로 디지털 현황과 행보를 진단해본다. 〈 편집자주 〉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카드 곳곳에 디지털 DNA를 이식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AI 등 최신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사내 해커톤 대회 개최, 유연근무제, 점심시간 폐지 등으로 스타트업 사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디지털 담당 부서는 전사 디지털 전략 수립과 신기술 도입,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기획 등의 업무로 구분되어 있다. 조직은 애자일(Egile) 방식으로 운영된다. 부서가 아닌 팀 단위로 구성된 담당 직원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각 팀은 ‘실행하고(do)’, ‘빠른 실패를 통해(fail fast)’, ‘개선점을 찾으며(learn)’, ‘다시 시도하는(redo)’ 과정을 반복한다”며 “이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과 혁신의 길을 찾는다”고 말했다.
전사적 디지털화를 위해 전문 인력 영입에도 공들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8월 13일 삼성전자에서 디지털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담당하던 김동성 이사를 디지털개발실에 영입했다. 현대카드 디지털 담당 임원에는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줌, 구글 등 IT기업 출신이 다수 포진돼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NASA 출신인 오승필 전무를 영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오승필 전무는 디지털사업본부장을 맡아 ‘디지털 현대카드’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올해 디지털 관련부서 인원 350명을 채용했으며, 500명까지 인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혁신의 아이콘 정태영 부회장이 위기를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2016년 ‘디지털 현대카드’ 를 선포한 뒤, 다양한 디지털화를 진행했다. ‘디지털 현대카드 프로젝트’도 그 일환 중 하나다. 올해 7번째 서비스로 ‘현대카드 해외송금’을 선보였다. ‘현대카드 해외송금’은 모바일 앱에서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 송금 수수료가 3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해외송금이 1~5일의 시간이 걸리는 반면, ‘현대카드 해외송금’은 1~3일로 송금 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회원 카드 결제계좌에서 간편하게 송금이 가능하다.
별도의 계좌개설이나 공인인증서 설치, 영업점 방문 없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해외송금’ 서비스 개발을 위해 신한은행, 글로벌 핀테크 기업 커렌시클라우드와 플랫폼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외에 ‘락앤리밋’ 서비스, ‘가상카드번호’, ‘페이샷’, 여러장의 카드 혜택을 담은 ‘카멜레온’, 챗봇 ‘버디’ 등의 디지털 성과를 선보였다.
◇ 사내 해커톤 대회·스타트업 협업 모색
현대카드는 직원들에게도 디지털DNA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 이론이 아닌 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디지털 관련 교육 참여를 넓히고 있다. 사내 해커톤 대회가 그 예다.
작년 11월 현대카드는 ‘2017 현대카드 해커톤: 디지털 트랜스포머스’ 행사를 열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회사의 사업에 적용 가능한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주제였던 이 대회에서 200개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최종 결선에 오늘 12개 팀 중 휴대폰 카메라를 활용해 연체 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낸 팀이 선정됐다.
스타트업과의 협업, 발굴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카드는 ‘DSC 드림 X 청년창업펀드에 50억원을 출자했다. ‘DSC 드림 X 청년창업펀드’는 청년창업 약정 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다. ‘DSC 드림 X 청년창업펀드’는 총 500억 원 규모로 현대카드는 이 중 10%인 50억 원을 출자했다.
현대카드는 인공지능과, 핀테크, 블록체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미래산업을 대표하는 분야의 청년창업 기업을 살펴보고 있다.
공유 오피스 ‘스튜디오 블랙’, 스타트업 업셀러레이팅 ‘핀베타(Finβ)’를 운영, 100여개 스타트업과 소통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전략적 출자를 필두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자체적인 디지털 혁신과 함께 외부의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 문화 등도 적극적으로 습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내 프로세스도 개선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외부인 방문도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 신분증 위탁, 방문자 정보 작성 등의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 시스템은 안내데스크 직원을 통하지 않아도 되며, 신분증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회의 공간도 스타트업처럼 바꿨다. 출력된 자료가 없이도 회의가 가능한 ‘디지털 미팅룸(Digital Paperless Meeting Room)’을 만들었다. 종이 없이도 회의가 가능하다. 회의실 내에 설치된 가상PC(VDI)’에서 회의 참석자 PC로 접속해 필요한 내용을 보면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사무 공간까지 디지털화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디지털 관련 부서 뿐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관련 기술과 기획력을 실험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