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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中 외환위험준비금 부과

장태민

기사입력 : 2018-08-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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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은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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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들의 외환파생상품 거래시 위험준비금 예치 의무를 1년만에 부활시켰다.

인민은행은 지난 3일 선물환 거래에 대한 20%의 증거금(외환위험준비금: foreign exchange risk reserve)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는 지난 2015년 8월 11일 위안화 절하 압력이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이후 작년 9월에 폐지된 바 있다.

중국이 2년 1개월간 존속했다가 폐지했던 정책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최근달러/위안 급등 등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자본유출 우려 등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고있다는 의심도 감안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위안화 약세 지속되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강하게 일었던 게 사실이다.

한편 7일 인민은행은 달러/위안을 0.0082위안내린 6.8431위안에 고시했으나 장중 달러/위안은 전일종가를 웃돌고 있다.

■ 중국, 위안화 환율 급등 이후 자본이탈 방지 노력 강화

근래 중국 기업들의 선물환 매수 포지션이 부풀어 오르고 역내와 역외 환율의 괴리가 2년래 최대 수준까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당국의 발표가 있었던 3일 위안화 환율은 장중 6.8972위안까지 오르다가 이 조치 이후 6.825~6.835 위안 수준으로 하락했다.

6일엔 개장 직후 6.8010위안까지 더 떨어지다가 6.85위안 근처로 반등하는 모습을나타냈다.

그간 시장엔 위안화가 달러에 대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강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과도한 위안화 약세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7월 초 달러/위안이 6.7위안을웃돌 때 위안 약세의 과도함을 경고한 바 있고 이후엔 경기대응 조정요인(counter-cyclical adjustment factor) 도입을 거론했다.

지난 2015~2016년 위안화 절하에 대한 기대로 외환보유액 축소와 대규모 자본유출을 경험한 바 있는 인민은행은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자 자본이 탈에 대한 경계감을 표출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2016년말의 고점 2.96위안, 그리고 7위안 에 다가서면서 당국의 움직임이 보다 강화된 것이다.

이번 선물환 증거금 조치는 미국의 8월 FOMC 직후 역외 위안/달러환율이 6.9위안을 웃돌자 발표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번 선물환 규제조치에 대해 "무역마찰, 국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의한 거시금융 리스크 대비 차원"이라며 "기업들의미래 예측에 대한 손실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 위안 약세로 무역분쟁에 대응한다는 오해는 줄어들 것..일방향으로 쏠린 수급 손질

최근 달러/위안이 크게 오르자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문제를 위안 저평가로 대응하고 있다는 의심을 내놓기도했다.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감안할 때 인민은행의 행동이 상대적으로 굼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즉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 방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무역분쟁으로 골치를 앓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점도 강화됐던 것이다.

투자자들은 투기거래 징후가 발견되지 않는 한 인민은행이 위안 약세를 더 용인할 것을 기대하면서 위안화 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다. 투기적 플레이어들이역외에서 위안화를 공략하면서 2017년 하반기 이후 상하 0.1% 안에서 유지되던 역외와 역내의 괴리가 최근 0.2%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아무튼 최근까지 위안화 추가 약세에 대한 기대감은 컸으며, 이런 점은 수급 상황에 방영이 됐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상원 연구원은 "은행 선물환 매도(기업 선물환 매수) 포지션 잔액이 작년 8월 1,000억달러를 살짝 밑도는 수준까지 축소됐다가 올해 6월말 기준 1,700억달러로 확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는 2015년 9월 1,810억달러 이후 최대규모다.

이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환율로 대응하고 있다는 시장의 오해를 일부 줄일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환헤지 비용이 증가하면서위안화 약세 기대를 바탕으로 한 선물환 매수 등 파생상품 거래유인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금 예치 의무는 은행에 부과하지만 은행들은 기업들에게 준비금을 직접 요구하거나 준비금 예치로 인한 비용을 선물환 가격에 반영시켜 판매함으로써 준비금 예치 의무 부담을 기업으로 전가시킬수 있다. 이러면 선물환 거래 유인이 떨어져 위안화 약세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

■ 중국의 안 좋은 내부사정 개선됐을까..위안화 추가상승시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최근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기업들의 부채가 많아 디레버리징 구도를 유지하면서도 최근 신용경색 등 부작용이 강해지면서 완화적 스탠스를 선보였다. 최근 시장에선 미국과중국의 다른 정책스탠스, 중국 내부사정의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달러/위안이 7위안을 넘어서고 주식 등 자산시장에 충격이 올 것이란 예상이 세를 넓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환율이 더 오를 경우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들도 제기된다.

메리츠증권의 이승훈 연구원은 "최근 재정과 통화정책 전반에 걸친 당국의 대응으로 투자와 대출지표가 개선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표의 개선이 뒷받침되지 못해 중국국채금리가 추가 하락할 경우 중-미 금리차의 추가 축소가 유발되면서 달러/위안이 7.0 수준을 위협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정책당국은 2015년말과 2016년말처럼 외환보유액 소진을 감수하고서라도 역외 위안화 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약세 일변도의 위안화 방향을돌려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유출의 위험성을 과거에 이미 경험한 상태여서 7위안을 넘는 환율을 용인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아울러 직접 개입의 가늠자로 볼 수 있는 CNH(홍콩 위안화)의 HIBOR(홍콩은행간 위안화 단기금리) 금리가 20~30% 이상 수준으로 급등하지 않으면 당국의 직접 개입도 현실화되기 어려월 것으로 봤다. CNH 1일물 HIBOR 가 2% 초반인 상황에서 이를 예견하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것이다.

일단 중국 국채금리의 완만한 상승이나 안정을 통한 위안화 가치 지지 여부, 신용 스프레드 축소 등을 좀더 확인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중국 국채 금리 하락이나 높은 신용 스프레드는 미국과의 무역분쟁 영향도 있지만, 내수경기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중소기업 등 기업 자금난 등과도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23일 인민은행이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집행을 5020억 위안으로 확대한 뒤 5년 기준 국채와 AA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20bp 가까이 축소됐다.

아무튼 중국 당국의 조처는 추가적인 위안화 움직임, 그리고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할 정책효과 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물론 여전히 미국과의 무역분쟁, 그리고 통화정책 변수가 크게 작용할수 있다.

국금센터의 이상원 연구원은 "무역분쟁이나 통화정책 차별화 등 위안화 약세 여건이 유지되고 있어서 인민은행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위안화 약세 억제 조치를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거시건전성 제고, 경기 순행성 완화 등의 명분을 표방할 수 있는 간접조치에 주력하고 있으나 필요시 외환시장 직접 개입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과거 중국 정부는 선물환 위험준비금 이외에도 기준환율 산정시 경기대응 조정요인 도입, 역외 위안화 지급준비율 인상, 위안화 송금 제한 등을 병행한 전례가 있다. 중국이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을 수 있는 가운데 상황이 더 악화되면 직접 개입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다는 것이다.

모간스탠리의 모빈 싱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자신들의 조치에 대해 외환시장에서의 쏠림 효과를 제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위안화 가치를 이성적인 레벨에서 안정시키 위해 필요하다면 경기대응적인 조처를 취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주 발표를 무역갈등과 상이한 통화정책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대한 첫번째 가시적인 개입으로본다"면서 "무역 비중을 감안한 환율에 있어서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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