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수요예측 및 공모청약을 진행한 기업들의 성적표를 보면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희망 공모가 밴드를 하회하거나 하단에 형성되는 기업들이 한두 곳씩 나타나더니 청약 경쟁률 또한 아쉬운 결과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초 신규 상장한 대부분의 기업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형성되고, 청약 경쟁률도 1000 대 1을 가뿐하게 넘어서던 것과는 매우 상충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시점이 합리적 공모가 형성을 위한 과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열 양상을 보였던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무리한 청약 경쟁으로 인해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수요(벤처펀드설정액 증가 둔화)가 감소하자 합리적 가격 형성을 위한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어급으로 평가받는 기업들이 하반기 IPO 시장에 등장하면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합리적 판단의 잣대를 적용할 기업과 그렇지 않을 기업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를 들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CJ CGV 베트남, 카카오게임즈 등은 해당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나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공모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양극화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결국 시장이 얼마나 가격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며 “시장 분위기에 휩싸이기보다는 개별 기업 하나하나의 가치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