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는 23일 "지금까지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지속됐으나 최근 한중 기술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G2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대중 수출 및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금센터의 이치훈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상위 5대 품목의 비중이 2007년 39.2%에서 2018년 53.5%로 상승해 같은 기간 수입 5대 품목이 22.5%에서 18.6%로 감소한 점과 대비된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미중 통상분쟁 고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은 전년비 21.1%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7%로 역대 최대치 기록했다. 홍콩을 포함할 경우 34.4%에 달했다. 이는 對미국·EU·일본 수출 비중의 합계 26.3%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대중국 수출 급증은 반도체 및 석유화학제품이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기저효과도 가세한 결과"라며 "반도체가 수요 확대로 전년동기비 57.7% 급증했고 석유화학제품도 유가상승에 힘입어 23.7%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두 품목의 비중 합계도 작년 42.1%에서 금년 47.3%로 상승한 것이다.
대중 수출은 2015년부터 2년여 동안 감소한 결과 올해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즉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2014년 상반기 대비로는 소폭(4.9%) 증가한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대중 수출이 우려보다는 양호할 것이나 수개월 내에 중국의 자체조달 및 미중분쟁의 영향이 가시화되고 기저효과도 소멸돼 증가세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세계 경제와 무역 성장세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고부가 산업의 기계·설비 및 소비재를 중심으로 중국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글로벌 상품수요 둔화, 미중 분쟁 영향 가시화, 중국의 경제(무역)구조 변화, 중국의 반도체 생산 확대 등은 우려스러운 측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이르면 금년말부터 중국기업의 자체생산이 확대돼 가격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 통상백서는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