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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구속’ 롯데, 사상 초유 사태…뉴롯데도 ‘안갯속’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2-13 17:47 최종수정 : 2018-02-13 18:12

신동빈 회장 ‘뇌물공여’ 유죄…징역 2년6개월 법정구속
“롯데면세점 재승인 앞두고 추가 출연한 70억원은 뇌물”
호텔롯데 상장‧롯데지주 안착 ‘빨간불’…뉴롯데 좌초 위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은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이 1심에서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은 충격에 휩쌓였다. 이번 신 회장의 부재로 롯데는 그동안 야심차게 진행해왔던 호텔롯데 상장과 지배구조 재편이 ‘올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오후 2시 10분부터 열린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했다. 실형을 면치 못한 신 회장은 법정구속돼 곧바로 구치소로 향했다.

신 회장의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신 회장은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사건에 연루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10년을 구형받았다. 그러나 혐의가 대부분 무죄로 인정됨에따라 1심에서 징역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경영비리 1심 선고공판 이후 ‘한 고비’만 넘기면 됐던 롯데그룹은 망연자실함에 빠졌다. 그동안 신 회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M&A를 성사시키며 재계 5위에 오른 롯데그룹의 경영시계가 멈췄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실형은 곧 롯데그룹의 총수부재 현실화를 뜻한다. 그동안 신 회장은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롯데그룹을 재계 5위로 성장시켰다.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부터 롯데그룹이 지난해까지 성사시킨 M&A는 총 36건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14조원 규모다. 동기간 롯데의 매출액은 23조원에서 92조원으로 대폭 늘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의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 1심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미진기자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의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 1심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미진기자

그러나 이 같이 ‘원리더’ 성격이 강한 롯데의 특성 때문에 신 회장의 공백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롯데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따른 우회로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

베트남은 백화점과 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이 들어설 ‘에코스마트시티’에 약 20억달러(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 증설을 추진 중에 있다. 투자 규모는 약 30~40억달러(3~4조원)로 알려졌다.

이밖에 최근 롯데제과는 인도 현지 아이스크림 업체를, 롯데첨단소재는 인도네시아 화학기업을 인수하며 ‘신(新) 남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은 2013년부터 맡아왔던 한-인니동반자협의회 경제계 의장으로써 사업 추진을 직접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는다.

이처럼 해외사업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왔던 신 회장이 부재할 경우 약 10조원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해외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최근 롯데는 동남아시아와 몽골‧러시아 등의 진출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과 ‘신(新) 북방정책’을 내세우며 보폭 맞추기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 부회장. 롯데그룹 제공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 부회장. 롯데그룹 제공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통해 선포한 비전 ‘뉴롯데’는 다시 안갯속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출범시키며 투명경영을 핵심으로 하는 ‘뉴롯데’의 닻을 올렸다.

현재 롯데지주 대표는 신 회장과 함께 황각규 부회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황 공동대표가 그룹의 현안 사항을 모두 떠안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목표인 호텔롯데 상장도 어렵게 될 전망이다. 롯데 측은 한국 롯데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아온 호텔롯데를 상장시킴으로써 일본 롯데의 간섭을 배제시키고 국적 논란을 끊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경영비리 혐의로 신 회장이 기소되면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이번 신 회장의 실형으로 인해 또다시 상장이 무산되면 ‘뉴롯데’ 출범 의미는 퇴색되게 된다.

다만 신 회장 측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검찰과 롯데는 이어지는 2심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놓고 다시 한 번 맞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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