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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 회장 잇단 매각설 리더십 ‘흔들’

유명환 기자

ymh7536@

기사입력 : 2018-01-29 00:00 최종수정 : 2018-01-29 06:43

중공업 추락·면세점 적자 불안한 행보
미래 먹거리·신사업 투자 청사진 못내
그룹 미래 비전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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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 회장 잇단 매각설 리더십 ‘흔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 오는 3월 28일로 취임 만 2년을 맞는 박정원 회장이지만 미래 신사업 투자와 관련해 현재까지 이렇다 할 청사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알짜 회사 두산밥캣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켜 약 6583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과 투다면세점, 두산건설 등 계열사 곳곳에서 실적 악화가 드러나면서 박 회장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 두산중공업 신용도 하락 상징성

28일 재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신용 등급 잇따라 강등시켰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0일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부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 강등시켰다. 한국신용평가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 계단 내렸다.

신용등급 강등은 현정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2.5%에서 오는 2030년 20.4%로 줄어들면서 두산중공업의 수익성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 원자로 건설 기술을 보유해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탈원전 정책의 본격화가 두산중공업의 수익구조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화력, 원자력 발전 기자재 수출에 나서고 풍력발전 설비 공급을 늘리는 등의 수익구조 다변화 성과를 거두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 부채비율 증가·잉여금 줄어

현금창출 부족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평가업계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부담이 사업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하다고 평가했다.

2014년 이후 매출감소에 따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매출채권 회수가 늦어지며 운전자본부담이 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총차입금 규모(별도 장부기준)는 2014년 2조75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4조9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178%, 순차입금의존도는 37.5%로 열악한 재무상태를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는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기업어음(CP) 5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같은해 9월 4년 8개월만에 기업어음(CP) 시장에 다시 복귀한 두산중공업이 이달까지 발행한 CP는 모두 1년물로 총 900억원어치에 달한다.

실제 금융권에선 재무구조 상태를 부정적으로 보고 거래 관계에 반영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장기 대출보다 단기로 돈을 융통해고 있어 두산중공업 단기차입은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016년 12월 말 9872억원 규모인 은행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1조7954억원에 이르렀다. 단기차입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다.

반면 장기차입은 같은 기간 9494억원에서 554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단기차입이 과도해지면 재무건전성을 의심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막대한 회사채를 껴안고 있다”며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포토폴리오가 나오지 않고 있어 올해 약 1700억원을 상환해야 되는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의문스럽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회사채를 오는 5월과 6월 각각 700억원, 1000억원을 상환해야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178%, 순차입금의존도는 37.5%로 재무구조가 좋지는 않다. 잉여금은 전 분기 대비 39.3% 줄어들었다.

회사채 상환을 위해선 신주인수권부 사채(BW) 또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특히 신용등급하락으로 회사채 발생시 이자부담이 늘어나 재무악화가 심화되는 악순환 우려를 낳고 있다.

◇ 두산건설·두산엔진도 위태위태

재무구조 ‘시한폭탄’은 두산건설과 두산엔진에도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에서 각각 BB+등급을 부여받은 상태다.

투자부적격 등급에 해당한다. 그룹 지원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향후 두산건설에 유동성 위기가 닥칠 경우 다른 계열사도 흔들릴 수 있다.

두산엔진도 지난해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한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부여했다.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수주 부진으로 중장기 수익성 확보가 불확실하고 주주사 지원 가능성이 약화된 점을 반영했다.

두산엔진과 두산건설 신용등급 하락은 두산중공업에게 부담스러운 요소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중간지주사로서 두산건설 등 부실 계열사의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 그룹 밑천 밥캣 지분 팔아 재무개선

두산그룹의 구원투수는 두산밥캣이 맡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1월 두산밥캣을 상장하면서 보유지분 가운데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나머지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11월 중순 이후부터 두산밥캣 지분의 일부 매각이 추진될 수 있다는 말이 나돌았으나 실현될 가능성은 적다고 증권업계는 바라봤다.

두산밥캣 주가가 최근 1년 동안 3만3000원~4만800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산밥캣 주가가 충분히 오른 뒤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에 두산밥캣 주식을 1주당 3만3700원에 처분했다. 이는 최근 1년간 주가흐름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그만큼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것) 4조504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년 만에 순차입금 규모가 6535억 원이나 늘었다.

내년 1월에 1250억원, 4월에 1100억원, 10월에 1700억 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일정까지 고려하면 두산인프라코어가 이자비용 감소와 회사채 상환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두산밥캣 지분의 매각을 서둘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그동안 자본항목으로 인식했던 신종자본증권을 4분기부터 부채에 반영하게 돼 부채비율이 급증할 것”이라며 “부채비율 증가에 대한 부담이 두산밥캣의 지분매각을 부추긴 것”이라고 바라봤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지분을 매각하면서 두산그룹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율은 기존 69.88%에서 65.88%(두산인프라코어 55.33%, 두산엔진 10.55%)로 줄었다.

두산그룹이 두산밥캣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두산밥캣 지분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모두 처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잇따라 두산밥캣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현재 그룹 내 매출 전반 이상을 두산밥캣이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밥캣이 유가시장에 상장한 이후 재무개선 등에 이유로 경영권 보호를 위한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

◇ 박정원 회장 재건 노력 성과 미미

잇따른 주식 매각으로 그룹 내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박정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016년 박용만닫기박용만기사 모아보기 전 두산그룹 회장(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이어 받은 이후 이렇다 할 만 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내 그룹사들이 앞다퉈 신사업 육성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반면 두산그룹은 협동로봇 시장 진출과 연료전지 공장 확장 계획만 발표했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국내 그룹사들이 내수침체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기술력확보에 나서고 있는 반면 박정원 회장은 임기동안 구조조정 외 신사업 투자 등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 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벌여왔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중공업 분야를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을 매각한 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에 무게 추를 둬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확정된 것들이 아니다.

◇ 엎친데 덮쳐…사업 특혜 의혹에 시달려

두타면세점이 착시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면세점 사업을 위해 두산타워 리모델링,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 등 상생협력 관련 투자금과 초기 운영비용으로 2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올해 들어 일매출이 10억원을 넘기며 7월까지 2059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이들은 아직까지 3대 명품 중 하나도 입점완료를 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면세점은 물론이고 정통 유통업에 대한 경험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 있는 다른 면세점들과 입점 협의를 하려고 할 때 유통업 경험이 적은 두산이 후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두타 면세점의 강점도 퇴색했다. 지난해 두타면세점은 영업시간과 영업면적을 줄였다. 국내 최초 심야면세점을 내세우며 일부 매장은 오전 2시까지 영업했으나 전 영업장 영업종료 시간을 오후 11시로 앞당겼다.

영업 층수도 9개 층에서 7개 층으로 줄였다.

여기에 박서원 두산 유통전략담당 전무가 지난해 면세점 사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2015년 두산·한화 등의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검찰은 특수부를 동원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박 전무는 두산 면세점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문제가 불거진 두산 면세점은 두산 내 면세점사업본부(면세BG)가 맡고 있으며, 두산 4세대인 박서원 전무가 이끌고 있다.

박 전무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아들로, 박정원 두산 회장과 사촌 사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룹사와 면세점 등에 대한 브랜드 파워가 추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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