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지극히 감정적인 투자 성향
먼저 소개할 내용은 ‘순진한 자산배분’에 대한 것이다. 자산배분을 할 때 위험자산의 투자비율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투자위험, 기대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탈러 교수에 의하면 실제 투자자들은 이와는 다르게 행동했다.
예를 들어 5개의 퇴직연금펀드를 통해 자산배분을 해보라고 했을 때, 1개의 주식형펀드와 4개의 채권형펀드를 제시 받은 투자자들은 주식형펀드 투자비중을 비교적 낮게 가져갔다.
반면 4개의 주식형펀드와 1개의 채권형펀드를 제시 받았을 때는 주식형펀드 투자비중이 훨씬 높았다. 이는 명백히 비합리적이다.
탈러 교수에 의하면 ‘심리적 회계’도 잘못된 자산배분을 이끄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심리적 회계란 같은 돈인데 의미를 따로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퇴직연금펀드에 투자할 때 사람들은 두 종류의 자산배분을 할 수 있다.
탈러 교수가 1987년부터 1996년까지 TIAA-CREF(미국 교사들을 위한 보험 및 연금관리 기관) 참가자들의 연금 자산배분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람들이 적립금에 대해서는 27%만이 자산배분을 조정했다.
그러나 새로 들어오는 납입금의 자산배분 비율을 조정한 사람은 53%에 이르렀다. 둘 다 동일한 연금이고 금액으로 보면 오히려 적립금의 자산배분이 더 중요한 데도 말이다.
투자자 개입 최소화하는 자산배분 상품에 주목
이러한 연금의 비합리적 자산배분 성향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하면 자신의 선택이 개입되지 않는 상품을 골라서 자동이체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연금 투자자들을 위해 다양한 자산배분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품은 전문가에 의해 자산배분이 주기적으로 조정되므로 앞서 설명한 비합리적인 선택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DF(Target Date Fund: 은퇴 시점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자산배분 비중을 조정해주는 펀드) 같은 것이 대표적인 자산배분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