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 가격은 최첨단 제품의 수요확대로 연일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또 빅데이터, AI 등 미래 IT 시장에서도 첨단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공급부족 현상이 해결되고 수요가 뒷받침 되면 이와 같은 기조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과거 반도체 산업 경기변동 경험에 따라 호황기 뒤에는 극심한 침체 국면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당장은 반도체 수요가 늘어 호황을 맞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투자한 반도체 생산라인이 본격화되면 공급 부족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업체까지 가세해 반도체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단가가 낮아져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는 중국의 공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대표적이다. 내년부터 양산체제에 진입하면서, 2~3년 내 기술격차가 좁혀 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또 국내 기업들이 올해 새로운 투자에 따른 생산설비의 증설 등을 고려한 것을 감안,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부터는 ‘슈퍼 사이클’의 중단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매출 상당 부분이 반도체에 쏠려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특정 부문에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 자체로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반도체마저 흔들릴 경우 삼성 전반의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8조 3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14조 700억)의 60%에 육박한다. 문제는 슈퍼사이클이 끝나고 반도체 실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를 감당할 대책 마련이 존재하느냐다. 중국의 저가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할 경우 단가 혜택이 사라지지 우려도 상존한다.
최근 중국 ‘시안’에 반도체 라인 추가 건설도 검토하며 중국시장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거대자본을 동원한 ‘중국발 태풍’에 대한 경고는 이미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김양팽 산업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는 지금처럼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이 원활해지고, 내년 이후 중국의 반도체 생산이 되기 시작하면서 단가 부분이 조정될 것이다”며 “중국 저가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했을 경우에는 단가 혜택이 사라져 삼성전자의 실적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슈퍼호황은 수요측면에서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단가측면에서는 향후 1년 이후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