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매년 12월 초에 열리던 그룹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또 12월 하순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는 사장단 워크숍도 사실상 개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워크숍은 매년 새롭게 사장단이 구성되면 상견례를 겸해 내년 경영전략을 구상하는 자리다.
삼성은 우선 매년 12월 첫째 주에 실시하던 사장단 인사가 최순실 게이트 검찰수사와 국정조사 청문회로 인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게다가 이번 주부터 특검 수사가 본격화함에 따라 당분간 사장단 인사 시기를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소환 대상으로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사장단 인사와 후속 조직개편 등으로 분위기를 바꿔놓았는데, 다시 특검의 압수수색이 진행될 경우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쉽사리 인사를 할 수 없는 처지다.
매년 이맘때쯤 윤곽이 나오는 그룹 차원의 신년 전략 캐치프레이즈 수립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한마디로 딜레마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며 “그렇다고 무한정 인사를 연기하면 내년 경영전략 수립을 포함해 회사의 주요 일정과 업무를 거의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삼성은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 청문회가 일단락되고 나면 사장단 인사와 후속 임원인사, 조직개편을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개편 작업도 큰 숙제로 남아있다.
이재용닫기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연말 사장단 인사 연기로 인해 전체 기업 경쟁력에서 10~20% 정도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의 연말 행사 중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진행될 행사는 오는 19~21일 수원디지털시티 등에서 개최될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정도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DS(부품),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별로 하루씩 부문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사업부 임원과 해외법인장 등이 크로스 미팅 형태의 연쇄 회의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자리다.
올해 글로벌 전략회의는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인사로 선임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라서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